39세 포수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잠들었던 삼성 깨웠지만..[IS 잠실]
윤승재 2023. 4. 8. 20:35
한국나이 39세의 베테랑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그리고 이 슬라이딩은 동점 득점으로 이어졌고, 팀은 기사회생했다.
삼성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이날 삼성은 8회까지 단 1점도 내지 못하면서 끌려다녔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은 8이닝까지 11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빈타로 패전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9회 삼성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원석이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강민호의 행운의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강한울의 번트 때 2루 주자의 3루 진루가 실패하긴 했지만, 오재일의 볼넷 출루로 만루가 만들어졌다.
이어진 1사 만루의 기회. 김성윤의 배트를 떠난 공이 좌익수 쪽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3루 주자는 강민호. 발이 다소 느린 강민호가 태그업으로 홈으로 파고들기엔 거리가 애매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좌익수 포구와 함께 홈을 향해 내달렸고, 홈에 다다르는 순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홈 플레이트를 몸으로 쓸었다.
홈으로 오던 송구는 포수 미트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강민호의 몸에 막혀 옆으로 흘렀기 때문. 이후 3루 태그업 관련 비디오판독이 진행됐으나 결과는 그대로 세이프. 투혼의 슬라이딩이 동점으로 이어졌다. 9회 초에 끝날 수 있었던 경기는 강민호의 혼신의 슬라이딩으로 9회 말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삼성은 웃지 못했다. 이어진 2사 1,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삼성은 9회 말 상대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패배, 강민호의 슬라이딩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39세 베테랑 포수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잠들었던 삼성의 투혼을 깨우고 분위기를 바꾸는 데 충분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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