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 축구도 보고, 임영웅도 보고…서울이 4만 5천 관중과 함께한 날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FC서울이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를 치른 서울이 대구FC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엄청난 규모의 팬덤을 보유한 가수 임영웅의 시축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찍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평소 축구 팬으로 유명한 임영웅이 먼저 서울 측에 시축을 제안하면서 경기장 방문이 성사됐고, 이에 임영웅 팬덤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하프타임 공연까지 전격 성사됐다.

경기장 주변은 A매치가 연상 될 만큼 경기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렸다. 경기장을 찾은 인파들은 평소 K리그 경기 때보다 연령 구성이 훨씬 폭넓었다. 임영웅이 A매치 관람 당시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표팀 머플러를 착용한 팬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일부 팬들은 경기장을 처음 찾은 듯 스태프들에게 입장 경로, 방식 등에 대해 문의했다.

한참 전부터 숱한 문의 전화를 받으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던 서울 측은 경기장을 찾은 임영웅과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장 LED 광고판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4개 버전의 광고를 준비해 경기 전과 시축, 하프타임 공연 때 노출하기로 했다.

임영웅의 경기장 방문 소식이 전해진 이후,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영웅시대' 측의 성숙한 팬덤 문화도 화제가 됐다. '영웅시대'는 개별 공지를 통해 팬들에게 원정팀 대구의 유니폼 색상과 겹치는 팬덤의 상징 색상인 하늘색 아이템 착용 자제를 요청하는 등 K리그 팬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다.

서울 팬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임영웅과 '영웅시대'를 맞이했다.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측은 이날 임영웅을 위한 특별 걸개를 제작해 걸었다. 1층에는 '서울과 함께하는 '영웅'은 수호신이다', 3층에는 '영웅과 함께라면 수호신과 함께라면'이 적힌 걸개가 걸렸다. 또 임영웅이 서울의 선전을 기원하며 시축에 나섰을 때는 '임영웅 콜'을 진행하며 임영웅을 반겼다.

임영웅은 등번호 12번이 적힌 서울 유니폼을 입고 시축을 진행했다. 서울 구단에 따르면 구단 측은 당초 임영웅의 축구 동호회 등번호인 10번 유니폼을 제안했으나 임영웅이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의 상징 번호인 12번을 다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밝히면서 12번 유니폼을 착용하게 됐다.

임영웅은 시축을 마친 뒤 관중석으로 올라가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도중 임영웅의 얼굴이 전광판에 등장할 때마다 팬들은 큰 함성을 보냈다. 임영웅은 하프타임 공연을 진행한 뒤 관중석으로 돌아가 경기 종료 시점까지 마저 경기를 관람했다. '임영웅 효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임영웅과 함께 경기를 즐겼다. 홈팀 서울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서울이 득점할 때마다 뜨겁게 환호했다. 중도 이탈 없이 경기를 관람한 팬들은 마지막까지 모범적인 모습으로 관람을 마쳤다. 서울 관계자는 "영웅시대 분들이 자리를 직접 정리하고 가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관중 수는 45,007명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경기에 4만 명 이상이 방문한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동시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K리그 최다 관중 기록도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올 시즌 개막전 울산현대와 전북현대 경기 당시 28,039명이었는데, 이날의 1.5배가 넘는 관중이 상암을 방문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