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생일잔치 해주는 아들, 한참 웃었습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한두 집 걸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자식이 고양이를 키울 줄이야.
고양이는 개보다 키우기 쉽다고 한다.
고양이 매력을 아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정신건강에도 중요할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혁진 기자]
▲ 아들이 키우는 반려묘 '나나' |
ⓒ 이혁진 |
한두 집 걸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자식이 고양이를 키울 줄이야. 처음엔 집에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하며 반대도 많이 했다. 선입견이지만 고양이가 싫었다. 나는 고양이를 접하거나 키운 적이 없다. 더군다나 집에서 키우는 건 상상도 못했다.
나 또한 반려동물을 무척 좋아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살짜리 진도견 순돌이를 집 밖에 풀어 키웠다. 내가 어릴 적에는 죽어가는 개들도 여럿 살릴 정도로 개를 정성으로 보살폈다. 갑작스레 병으로 보냈지만 순돌이 집은 아직도 우리 집 마당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집 애들은 진돗개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갔다 오면 제일 반기는 것도 순돌이었다. 그런 환경 때문에 동물들과 친하고 키울 수도 있겠다 여겼는데 고양이를 들이다니 정말 뜻밖이었다.
그런데 애지중지하면서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다. 마치 아기를 키우듯 고양이에게 쏟는 사랑과 관심이 대단하다. 회사에도 가끔 데리고 다닌다. 아내와 대화를 하면서도 고양이 안부가 빠지지 않는 모양이다. 나나가 화제의 중심이 된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만들어 나나 일상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표정을 연출해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데 정성이 갸륵하다. 아들이 나나를 다정하게 껴안고 입 맞추는 사진은 내가 어릴 적 아들을 안은 모습과 오버랩된다.
▲ 생일을 맞은 '나나' <나나 인스타그램 캡처> |
ⓒ 이혁진 |
이처럼 아들이 반려묘를 키우며 즐겁다니 나와 아내는 싫어도 내색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나는 나나를 내가 좋아하는 개라 여기며 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주 만나지 않아서 그런지 이름을 부르고 친근한 척해도 살갑지 않고 여전히 거리감을 느낀다.
어쩌다 집에 데리고 오면 아들은 내게 나나를 안겨준다. 그 애와 가까이 하라는 뜻이다. 생전 처음 팔과 가슴에 안긴 고양이 체온은 아직도 생경하다. 처음엔 나를 경계하던 나나가 이제는 내 방을 자기 방인양 헤집고 다닌다.
고양이는 개보다 키우기 쉽다고 한다. 개와 전혀 다른 고양이 습성과 버릇을 나름대로 연구하고 있다. 고양이 매력을 아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정신건강에도 중요할 것이다.
나나가 생긴 후 아들이 밝아졌다. 무엇보다 부자지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연락하거나 만나도 특별히 할 말이 없어 서먹서먹한데 나나가 화젯거리가 된 것이다. 마치 귀여운 손주를 챙기듯이 말이다.
첫째 아들도 모아라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모아는 항상 아들 옆을 지키고 있다. 서로 의지하는 사이처럼 보인다. 이쯤 되면 애들이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건 집안 내력이다.
두 아들이 키우는 반려동물들은 이제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엊그제는 15년이나 오래 키운 반려견을 떠나보낸 친구의 애달픈 사연을 듣고 함께 슬퍼하며 위로했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시대다. 우리 애들도 한 식구가 된 반려동물과 함께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