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잉원 귀국 맞춰 대만 포위 훈련…군용기·군함 둘러쌌다
중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강도 높은 무력시위에 나섰다.
8일 대만 해협을 관할하는 중국 동부 전구는 이날 오전부터 오는 10일까지 대만섬 주변에 전쟁대비 순찰 및 ‘합동 날카로운 칼날(聯合利劍·연합이검)’ 훈련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도 이날 오전 중국 군용기·군함 편대가 북·중·남부로부터 해협 중간선을 넘은 데 이어 오전 11시(한국시간 정오)까지 젠(殲)10·젠11·젠16 전투기의 비행이 42차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군용기 29대와 군함 8척이 중간선 및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임무기와 군함, 해안 미사일 시스템을 운용해 엄밀하게 감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포위 훈련은 지난 5일(현지시간)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에서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한 데 대한 군사 보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과 만난 직후 대만 주변 해역에 탄도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전방위 대만 봉쇄 군사 훈련을 전개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7일 밤 ‘민주·동반·공영의 여행’으로 부른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의 귀국 직후인 이날 밤 10시쯤 중국 푸젠(福建) 해사국은 8일부터 푸저우(福州)와 핑탄(平潭) 해역에서 실탄 사격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푸저우와 핑탄은 대만 본섬과 가장 가까운 중국 해안 지역이다.
앞서 푸젠 해사국은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 회견을 앞두고서도 5일부터 ‘하이쉰(海巡)06’ 편대가 대만 해협 중북부 해역에서 3일간 순찰 행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동부 전구의 군사훈련 발표에 중국 SNS는 ‘제2차 환도(環島) 훈련’이 시작됐다며 환영하는 관제 포스팅으로 도배됐다. 지난해 8월 PHL-191형 로켓포, 둥펑(東風) 15·16 미사일의 대만 관통, 전투기의 대만 해안 촬영, 군함의 12해리 진입과 비교해 이번 훈련에서는 더 많은 ‘놀라움과 기쁨(惊喜)’을 목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075형 수륙양용 광시함(廣西艦)이 훈련에 참여할 것이며 대만 동부 해역의 제2 항모산둥함(山東艦) 편대가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해협에 긴장을 조성할 의도를 품고, 평화와 안정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지역 안보와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비이성적 행동에 대해 엄정한 견책을 표하며 견실한 전쟁대비를 통해 대만 안보를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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