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름답다] "군살·나잇살 때문에 우울해요"…고령화 사회의 그늘, 다이어트 과제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젊었을 때 비교적 날씬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더 쉽게 살이 찌고, 체중조절이 어려워진다. 성인이 되기 전 살이 많이 쪘던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더 어려운데, 2,30대 때에는 운동과 식이로 비교적 쉽게 조절되었지만, 40대에 들어서면서는 더 빨리 체중이 늘고 더 어렵게 빠진다. 거기다 예전에는 보기 좋게 찌던 살도 나이가 들면서 원하지 않는 부위에 군살처럼 붙어서 한 주먹 가득 쥐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흔히들 운동과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면, 체중 조절을 통해 군살과 나잇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나이가 들며 기본적으로 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근육량이 줄고, 호르몬의 변화로 배가 나오지 않던 여성도 배까지 나오게 된다. 기존의 체중감량 방법으로는 승마살, 엉밑살, 팔뚝살, 이중턱 등에는 변화가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우리 몸의 지방은 크게 내장지방(Visceral Fat)과 피하지방(Subcutaneous fat)으로 나누어지는데 쉽게 복부의 복강 안에 쌓이는 지방은 내장지방이고 피부 밑, 근육위에 존재하는 지방이 피하지방이다. 일반적으로 군살은 피하지방 중에 잘 안빠지는 특정부위의 살을 지칭하고, 나잇살은 보통은 내장지방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내장지방뿐만 아니라 호르몬 변화에 따라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군살을 포함하기도 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았던, 했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중년 이상은 대사성 질환으로 먹고 있는 약 하나는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관절 하나쯤은 삐그덕 거리고, 운동 좀 해보려다 병나고, 다이어트하다 예민해져 주변과 관계만 나빠져 하다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마음도 불편한데, 군살과 나잇살이 체형관리 하나 못하는 자신의 약한 의지 탓인 것 같아 자괴감과 우울감을 갖는다.
지난 번 다뤘던 동안 열풍과 함께 중년 이후의 체형 관리 역시 젊은이들의 바프(바디프로필) 열풍만큼이나 뜨겁다. 몸매 관리가 곧 자기 관리라는 사회적 인식과 압박이 예전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50대에도 20대 못지 않은 연예인들을 보고 있으면 본인이 한심하게만 느껴지고, 특히나 예전에는 출산 후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변화된 체형조차 지금은 자기 관리 미숙으로 여겨지니 군살과 나잇살이 일상의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무리도 아니다.
새해가 되면 모든 연령대에서 1등 목표에 다이어트가 꼭 들어갈 만큼 다이어트는 건강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중요하지만, 의사로서 걱정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해야 하는 체중조절, 몸매 관리가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해치는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운동할 상황이 안되서 살 빠지는 한약을 먹고, 검증되지 않은 식단을 지속하고, 금식과 폭식을 반복하고, 관절이 상하는 운동을 무리하게 해서 병을 얻는 경우도 많다.
성형외과에 체형 관리를 위해 내원하시는 분들은 크게 두 부류이다. 한 부류는 체중은 정상에 속하지만 특정부위 군살이 해결이 되지 않거나 마른 비만인 경우, 다른 한 부류는 체중 조절이 동시에 필요한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이다.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환자가 갑자기 체중이 늘었는지,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지 등의 병력을 청취하고,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을 다루는 등 환자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적절한 식단, 운동을 처방해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체중 및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처방하거나, 해결되지 않는 군살은 냉동지방분해장비나 고주파 장비를 적용하여 체형관리에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미 심하게 늘어져버린 군살이나 피부는 절제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혼자서 고민만 하고 있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 조절 및 몸매 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하는 다이어트는 관리를 하는 전문가도 받는 환자도 좀 더 섬세해야 하고, 좀 더 너그러워야 한다. 현 신체 상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과격한 운동을 처방해서도 안되며, 짦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바라는 것도 위험하다. 완벽한 몸매가 아닌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강한 신체가 어떠한 정도인지, 그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을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를 나의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 모든 것이 길어진 중년의 삶, 노년의 삶에서 우리가 건강한 마음으로 나의 신체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기본이 되어줄 것이다.
<자문=아틀리에 성형외과 원장, 의학박사 고주영 박사, 고 박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의학과 석·박사를 마쳤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으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아틀리에성형외과의원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