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주꾸미 먹고 노을 구경... 지금이 딱 좋은 수도권 여행지
[아이-뷰 이현숙]
▲ 해넘이 다리 위에 서서 맞은편을 바라보면 하늘 가득한 노을 속으로 갈매기 떼가 날아간다 |
ⓒ 이현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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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짭조름한 갯내음이 반긴다. 봄바람 타고 다가오는 바다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곳, 인천 소래포구의 바닷바람 속에는 이미 봄내음이 흠뻑 묻어있다.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는 수도권에 사는 시민이라면 한낮에 떠나도 좋은 거리다. 언제라도 풍부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는 소래는 지금 봄철 주꾸미가 한창이다. 싱싱한 꽃게와 새우를 비롯한 신선한 횟감은 사계절 넘쳐난다.
오후쯤 가볍게 나서도 소래포구 해안가를 산책하고 활기찬 어시장도 돌아볼 수 있다. 소래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관도 들러볼 만하다. 어스름 해질무렵이면 해넘이 전망대에서 서해의 붉은 노을을 흠뻑 누려볼 수도 있어 더할 나위 없어 좋다.
▲ 역사관을 돌아보며 따뜻한 옛 이야기를 살피며 소래를 이해하고 되새길 수 있다 |
ⓒ 이현숙 |
▲ 소래의 발자취를 따라 추억 속의 이야기를 만나는 소래역사관은 소래 여행의 첫 번째 코스다 |
ⓒ 이현숙 |
기록에 따르면 소래의 원래 지명은 솔애(좁은 갯가)로 이를 한자화해 소래(蘇萊, 깨어나게 된다는 뜻)다. 소래역사관은 소래의 지나간 이야기와 추억을 담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관 앞마당에선 은하철도 999의 열차를 연상케 하는 인천의 옛 협궤열차가 방문객을 맞는다.
전시관은 1층과 2층으로 조성돼 있는데 2층을 먼저 보고 1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다. 4개의 테마를 따라 구성된 이야기를 찬찬히 돌아보면 된다. 2층에는 소래 갯벌과 수인선 존(ZONE)이다.
협궤열차의 추억과 갯벌의 삶에 대해 볼 수 있는데 상세한 설명과 함께하는 미니어처가 이해를 돕는다. 수인선 건설 과정과 개통에 따른 일제강점기의 고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물은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 이곳에 상주해 있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다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1층으로 내려가면 염전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제일의 천일염 생산지였던 소래 염전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추억의 공간이다. 밀대로 소금밭을 밀어보고 소금창고와 다양하게 분류해 놓은 소금의 종류도 볼 수 있다.
옆으로 소래포구존이 바로 이어지는데 포구의 북적이는 어시장을 재현한 디오라마가 실감 난다. 마지막으로 입구에 실제크기의 70% 축소해 놓은 협궤증기기관차에 직접 올라가 수 있다. 흘러간 옛 시절을 그려볼 수 있는 소래 역사관이다.
소래 역사관을 나오면 맞은편으로 장도포대지 표지판이 보인다. 소래철교와 수인선 교량 사이의 포대를 보면서 지나는 사람들은 샛길 사이의 저게 뭘까 생각한다. 과거 조선 고종 16년에 서해로 들어오는 외적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포도대지. 외세의 출몰이 빈번해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안군사 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화도진, 장도포대, 논현포대를 완성했다. 인천 남동구의 문화유산이다.
장도포대지에서 바로 이어지는 계단에 오르면 지금은 멈춰진 소래철교다. 일제 강점기에 전쟁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옛 수인선 협궤열차는 1994년에 멈췄다. 이제는 월곶과 소래포구를 이어주는 인도교로 재탄생됐다.
소래철교 위에 서면 돛배가 한가로이 정박해 있는 소래포구의 잔잔한 풍경이 평화롭다. 갯벌 위에서는 끼룩거리면서 쉬고 있는 갈매기 떼들이 가끔씩 훌쩍 날아오른다. 옛날 수인선은 현재 시민들의 산책길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가 됐고 간간이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휙 휙휙 지나간다. 소래철교 옆 새로운 철길 위로는 수인분당선이 쏜살같이 달리고 있다.
▲ 신선한 활어는 물론이고 바다와 함께 하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 있는 소래포구 어시장 |
ⓒ 이현숙 |
소래철교에서 계단을 통해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으로 이어진다. 내려가자마자 활기찬 어시장이 펼쳐진다.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들이 거래되고 꾸덕꾸덕 말린 건어물과 각종 젓갈이 넘쳐난다. 직접 다양한 수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도 연결이 된다. 참고로 맞은편의 소래역사관 뒤편으로도 종합어시장이 있는데 이곳엔 새우튀김 등의 먹거리 상가가 포진해 있다.
어시장 밖으로 나와 긴 방파제가 시원하게 뻗어있는 길로 직진해 보자. 꽃게 조형물을 시작으로 공원이 형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이나 여행자들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자전거길과 도보길이 나뉘어 있어서 마음 놓고 편하게 걸어도 된다.
쭉 이어지는 길에서 두 줄의 긴 수염 곡선이 인상적인 '새우타워'가 보인다. 옛 5부두에 2020년 준공된 새우조형물로 높이 21m의 2층 전망대 타워에 오르면 소래포구와 갯벌의 진득한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점점 하루가 저물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힐링이 따로 없다. 산책길과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빌딩숲과 전망 좋은 아파트가 쭉 이어진다. 머잖아 곧 봄꽃이 팡팡 터지고 소래포구 봄의 절정이 바로 코앞이다. 산책로 끄트머리쯤에 다다르면 소래해넘이전망대가 눈앞에 나타난다.
아직은 해넘이 시간이 남았으니 맞은편의 남동소래아트홀을 둘러볼 여유가 남아있다. 참신한 건축형태의 아트홀은 사시사철 예술인들의 기획 전시나 공연 등으로 시민들에게 풍성한 문화생활을 제공한다. 현재 김성녀의 마당놀이 '심청이와 춘향이가 온다' 공연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일정표를 살펴보니 또 다른 콘서트나 연주회 일정들이 꾸준히 준비된 모습이다. 자동차는 소래아트홀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남동소래아트홀 뒤편에 위치한 해오름 호수공원은 나무데크길 따라 걸으면 오후의 산책로로 딱 좋다. 작은 야외공연장과 여러 종류의 새의 서식처인 나무집도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새를 관찰해 봐도 괜찮을 듯하다. 이제 길 건너편 인천 소망의 씨앗을 모티브로 조성했다는 사과 모양의 조형물 앞으로 건너왔다.
해넘이 전망대 쪽으로 넘어오니 조금씩 어둠이 내리고 고즈넉하다. 지난해에 완공된 해양친수공간으로 소래포구의 어선을 상징하는 해넘이 조형물이 어둠 속에서 우뚝 서 있다. 소래해넘이전망대는 해가 지면 낙조조망 공간으로 사랑받는 포인트다. 갯벌이 훤히 보이는 강화유리 바닥과 화려한 조명설치로 시민들에게 저녁나들이의 즐거움을 준다. 오후 7시가 되면 하트나 꽃문양 패턴의 다양한 색감의 미디어 연출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소래철교 가는 길목에 있다. 원래는 대포를 설치하는 포좌가 3기였는데 현재는 지형 여건상 2기만 복원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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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소래포구와 해오름공원을 찾는 여행자들은 해넘이 전망대를 통해 바다와 노을을 더 가까이 즐길 수 있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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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 애환을 함께 한 협궤철도 수인선은 지금은 포구를 누리며 누구나 걷기 좋은 길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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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래 새우타워의 2층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와 갯벌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멋진 조명이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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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현숙 I-View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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