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가 더 어렵네" 한숨...中, 집값보다 더 비싸다는 '이 것'
중국의 묘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집값을 훨씬 웃도는 묘지가 등장했다.
극목신문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묘지 판매업체 쑹허위안이 지난달 새롭게 조성한 묘역의 ㎡당 평균 분양가는 76만 위안(약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런 분양 가격은 상하이 도심 집값보다 수 배 비싼 수준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상하이뿐만이 아니라 베이징과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4대 도시에서는 집값보다 훨씬 비싼 묘지가 일반화됐다.
선전의 묘지 평균 판매 가격은 ㎡당 14만9000위안(약 2855만원)이며, 호화 묘지인 다펑완 화교묘원은 168만 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를 호가한다.
2019년 제일 비싼 묘지는 100만 위안정도였다. 당시 베이징에는 43개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중국 민정부는 중국 대부분의 묘지가 2023년이면 다 채워질 것이라고 지난 2013년 장례산업 보고서에서 전망한 바 있다.
中서 묘지 사용은 20년만 가능
토지 국유제를 시행하는 중국에서 엄밀하게 말하면 주택과 묘지 매매는 사용권을 거래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묘지난 해소를 위해 2018년 1인이나 2인 합장묘 모두 1㎡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또 묘지 사용 기간도 20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재계약을 통해 사용 기간을 20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재계약하지 않으면 이장해야 한다.
중국의 일반 주택용 토지 사용권 기간이 70년인 것과 비교해도 묘지의 실제 가격은 주택 가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셈이다.
네티즌들은 “살아서는 주택을 장만하기 어렵고, 죽어서도 묻힐 곳이 없게 됐다” “살기보다 죽기가 더 어렵네” “죽을 형편도 안 된다” “묘지난 해소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0년간 묘지 가격 매년 30%가량 꾸준히 상승
묘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한 것은 묘지 부족 때문이다.
중국에선 장례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더해 허가를 받아 조성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 때문에 조성 업체들이 많지 않아 묘지 수급이 차질을 빚어왔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해 사망자가 급증하자 베이징 등 대도시의 묘지난이 심화하기도 했다.
게다가 부모를 잘 모셔야 후대가 번창한다는 중국인들의 인식과 과시욕이 어우러지면서 묘지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 10년간 묘지 가격은 해마다 평균 30%가량 올라 꾸준히 상승했으며, 묘지 판매 업체들은 호황을 누려왔다.
중국 1위의 묘지 판매 업체 푸서우위안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무려 85%대를 유지했으며, 푸정 장의사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6.4%p 상승, 무려 87.4%에 달했다.
값비싼 묘지를 구매하기 어렵게 되자 집에 부모 등 조상의 유골을 안치하는 ‘묘지 주택’도 등장했다고 현지 매체 산시법제망이 소개했다.
상하이 등 대도시 외곽의 외딴 지역에는 사람들은 살지 않고 유골만 안치하는 묘지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다.
산시법제망은 “20년만 사용할 수 있는 묘지를 구매하느니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을 구매해 조상의 유골을 모시는 사당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묘지 아파트는 빛이 들지 않도록 검은색 문과 창문을 하고, 문 앞에 조화 등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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