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풍향계] ① 한동훈 vs 이재명?…여야, 총선 이끌 '얼굴'로 누굴 내세울까

김민석 2023. 4.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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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서 여야 '간판'에 관심 집중
與, '셀럽' 한동훈 차출론 등장…'수도권 집중설'도
野, '이재명 단일대오' 대세지만…사법리스크 현실
화될 경우 '김부겸·이낙연' 등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를 이끌 여야 대표 얼굴이 누가 될 것인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도층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이 있어야 총선에서의 승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차출설이 대두되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당의 얼굴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경우 다른 인물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내년 총선은 '분수령'이다. 현재 의석이 115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 승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을 누가 이끌 것인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을 누가 이끄느냐에 따라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현재 당권을 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다. 치열한 전대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김 대표가 총선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총선까지 '김기현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총선 유세를 총괄할 '간판'으로는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전대에서 김 대표의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이 "수도권 한 지역구 사거리에서 김기현 의원이 유세하면 사람들이 김 의원을 알겠느냐"라고 지적한 만큼 김 대표의 낮은 전국 인지도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권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한 장관이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유는 '전국적 인지도' 때문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2월 28일~지난달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 장관은 11%의 선호도를 얻어 이재명 대표(2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치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직전 행보를 떠오르게 하는 한 장관의 인기가 국민의힘을 향한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단 분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한동훈 장관의 '총선 차출론'이 여권 내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민의힘의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지금 굉장히 인기가 있는 일종의 셀럽(유명인)이 돼있기에 등판하면 자리를 맡느냐 마느냐를 떠나 수도권 선거를 견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장관이 총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선택지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내년 총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건 '수도권'과 '중도층'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에 강점을 갖고 있는 안철수 의원(경기 분당갑·3선)의 이름이 거론된다.


아울러 지난 전당대회에서 불출마를 결단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만만치 않은 지지도를 보여줬던 나경원 전 의원도 직전 지역구가 '서울 동작을'이었던 만큼 유력한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권에서는 일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단일대오를 가장 유력하게 상정해볼 수 있다.


민주당 총선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이개호 의원은 지난 3일 KBC광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총선에서 당연히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제1의 가치는 승리다. 그래서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 체제가 그대로 갈 가능성이 가장 많다. 대중적 지지 기반을 지금 현재 (이재명) 당대표만큼 갖고 있는 분이 아직까지는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을 정도다.


문제는 과연 '이재명 체제'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비롯한 이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을 통해 스스로 당 전면에서 물러나야 민주당이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공개적으로 분출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같은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역으로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반발해 집토끼를 놓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이 "이재명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이 대표만으로도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또 이재명 대표가 아니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민주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17일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마냥 집토끼만을 바라보고 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소홀하고 있는 건 아니다. 뚜렷하게 '이 사람이다'라는 정답이 나온 건 아니지만, 이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는 인물들은 조금씩 거론되는 상황이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지난 7일 CBS라디오에서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가 좀 본격화 되면 연말쯤에 가서 '이미지가 괜찮고 중도 확장성이 있는 사람들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시면 총선이 상당히 유리하지 않겠냐'며 거론되는 사람들이 있다"며 "김부겸 전 총리 얘기하는 목소리들도 좀 있고 그런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들은 많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오는 6월 완전 귀국하게 될 경우 민주당 내 친낙계(친 이낙연계) 의원들이 그의 정계복귀를 도우면서 원심력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이 전 총리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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