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보안 뚫렸나…'우크라 戰 1급기밀문서' SNS서 유포

美 당국, 수사 착수 나서
유포된 문건 삭제 실패
일부 정보 러 의해 수정됐을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9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미국의 1급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된 것으로 드러나 미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세부사항이 구체적으로 담긴 문서들이 SNS에 떠돌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러시아 공습에 앞서 우크라이나군을 증강하기 위한 계획과 관련된 내용으로 무기 전달, 대대 병력 등 기타 민감한 정보에 대한 차트와 세부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들은 최소 5주 전에 작성된 것으로 가장 최근 날짜는 3월 1일로 전해졌다.

문서들이 SNS에 처음 유출된 경위는 분명하지 않지만 러시아 친정부 채널을 중심으로 문건이 확산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말했다.

NYT는 해당 문건에 우크라이나군의 무기 보급과 군대 증강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보 체계가 뚫린 것이라면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문서들은 러시아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국방부가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우크라이나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 소진 속도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또 우크라이나 전투여단 12개 훈련 일정을 요약한 내용 중 9개 여단이 미군과 나토군 훈련을 받고 있고 전차(탱크) 250대, 기계화된 차량 350대 이상이 필요하다는 정보도 기재됐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해당 문건의 일부 내용이 러시아에 의해 수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위 판단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문건에서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군은 1만6000~1만7500명, 우크라이나군은 7만1500명이 사망했다는 정보가 명시됐지만 미 국방부에서 발표된 내용과 대조된다.

미 당국은 문건 확산 차단을 시도했지만 이날 늦은 시간까지도 문건을 모두 삭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SNS 게시글에 대한 보고를 인지하고 있다"며 "관련 부서가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