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균형발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진형의 부동산포커스]
우리나라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여러 가지 법체계를 갖추고 있다. 먼저 2003년 국토건설종합계획법을 폐지하고, 제정된 국토기본법이다. 이 법에서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각 지역이 특성에 따라 개성 있게 발전하고, 자립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안정되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국토 여건을 조성하여야 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산촌·어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룩하여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생활 여건이 현저히 뒤떨어진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여야 하며, 지역 간의 교류협력을 촉진시키고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지역 간의 화합과 공동 번영을 도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2007년 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통하여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5년 단위로 부문별 발전계획안과 광역경제권발전계획을 기초로 하여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역발전계획에는 지역발전의 목표에 관한 사항, 국토의 개발과 지역발전역량의 확충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관리의 기본이념인 국토의 균형발전과 2004년 제1차 계획을 수립한 이후에 2019년까지 제4차에 걸쳐 20여년 동안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 왔던 국가균형발전계획은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였는지 의문이다.
법과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오히려 수도권의 편중은 심화되고, 지방은 소멸되어 가고 있다. 물론 선거 때가 되면 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구호, 각종 지역개발공약, 공기업 이전 등의 구호가 난무할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정책이 노무현정권의 탄생과 박근혜정부의 탄생에 일조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정책도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추진하였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행정의 비효율로 인하여 재정낭비만 초래하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도 최근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국정 목표로 내세운 만큼 이번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추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산업과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추진되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었다.
지역산업의 활성화는 인구의 유입을 유도하고, 양질의 교육·문화 환경을 구축하게 된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지역균형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표를 의식한 지역개발공약보다는 지역경제기반을 다질 수 있는 지역산업의 육성에 초점을 둔 5개년 계획을 제대로 마련해야만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재앙을 막을 수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공허한 메아리일까? 아닐 것이다. 모두 함께 노력하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토가 모두 같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가 있을까? 안될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은 고유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전략을 마련한다면 격차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지방소멸의 문제는 표퓰리즘적 정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미래의 어젠다이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그 해결방안은 찾기가 쉽지 않고, 어떤 해법이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왜냐하면 산업·교육·문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지방소멸의 근본적 원인은 지방산업의 소멸이다. 지방에 일할 곳이 없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것이다. 각 지역에 양질의 일터가 마련하면 복잡한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은 사라질 것이다.결국 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국토균형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방에 맛집, 카페, 축제 등을 몇 개 만든다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사람이 정주해야 한다. 관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경제의 산업을 기반으로 인구유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만이 최선의 방안이다. 이제 마지막 수단으로 외국인의 이민을 적절하게 허용하는 방안도 대승적 차원에서 고민할 시점이다.
글/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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