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MZ 스타트업, 금융권이 돕는다

김동운 2023. 4.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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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스타트업 투자 전년比 75.4% 감소
“금융업권 사회공헌·비금융 확장 등 스타트업 투자는 이어질 것”
쿠키뉴스DB.

SVC(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터진지 약 1개월이 지난 현재 금융시장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던 스타트업권은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업계는 스타트업권을 상대로 적극적인 자금투자 및 프로그램들을 가동하면서 MZ세대들이 이끌어나가는 스타트업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받은 자금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 상륙하면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던 2020년 수준과 동일한 수치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인 ‘혁신의 숲’에 따르면 올 1분기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1조417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조7762억원) 대비 75.4%(4조3587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투자자금이 줄어든 것은 스타트업권의 가장 ‘큰 손’인 벤처캐피털(VC)과 엑셀러레이터(AC)들이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추세로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자금경색 속 다행히 금융사들만큼은 꾸준히 스타트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시리즈A투자 집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전문 기업 아스트론시큐리티는 IBK기업은행이 참가한 브릿지 투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21년 시리즈 A에 이은 브릿지 투자로 네이버클라우드, IBK기업은행이 참여했으며 이 중 기업은행이 집행한 투자규모는 66억에 달한다.

아스트론시큐리티 조근석 대표는 “최근 경기 침체로 스타트업 투자가 힘든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와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자사 기술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이뤄냈다”며 “임직원 및 기존 주주분들의 노력과 지원에 감사드리며 향후 국내 AI 보안 기술의 고도화를 달성하여 국내를 넘어 글로벌 보안 산업에도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에게 프리IPO투자(80억원 규모)를 진행했으며, 베트남 B2B금융 AP 플랫폼 전문기업 인포플러스에게 시리즈A 투자(20억원 규모)로 자금을 수혈했다. 

기업은행의 자회사 IBK캐피탈도 스타트업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스탁키퍼가 진행한 80억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신한벤처투자, 씨케이디창업투자 등과 함께 들어갔으며, 문서툴 ‘타입드’를 운영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인 비즈니스캔버스에 시리즈A2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비즈니스캔버스는 기업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 ‘IBK창공’ 7기 혁신창업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불안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은행은 벤처 투자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 기업들이 데스밸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대표 육성프로그램 'IBK 창공'.   IBK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 이외에도 다른 금융사도 스타트업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3D 콘텐츠 기술 스타트업 엔닷라이트에 8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참가했으며, 비대면 진료·약 배달 플랫폼 ‘메듭’을 운영하는 메디르에도 66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주도했다.

특히 IMM인베스트먼트는 ‘IMM 세컨더리 벤처펀드 제1호’를 성공적으로 청산한 이후 꾸준히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상품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750억원 규모로 규모로 ‘IMM 세컨더리 5호’ 펀드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 VC업계 불황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신규펀드 결성을 통해 스타트업에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국내 리걸테크 기업 로앤굿이 진행한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에이치비엔베스트먼트 △스프링벤처스 △한빛인베스트먼트 △나우아이비캐피탈과 함께 참가하는가 하면, 주식유튜버 뉴욕주민(홍현 대표)이 설립한 미국주식 투자 서비스 스타트업 플루토프로젝트에도 46억 규모 시드투자에 참여했다.

직접 투자 이외에도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금융사들도 있다. 먼저 신한금융그룹은 ‘신한 스퀘어브릿지’, ‘신한 퓨처스랩’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 스퀘어브릿지는 각 지역의 기업들과 협업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형태고 신한 퓨처스랩은 금융그룹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신한퓨처스랩을 거친 스타트업과 신한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이 활발하다는게 특징이다. 퓨처스랩 7기에 선정된 바 있는 핏펀즈는 최근 신한은행과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스타트업 프로그램 ‘KDB NextONE’ 6기를 선발한 뒤 교육과정에 진입했다. KDB NextONE은 지난 2020년 7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75개 스타트업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산업은행은 이중 37개사가 약 44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7개사에 대해선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 규모는 약 79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오랜시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회적인 책임을 수행하고 또 비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며 “최근 스타트업권의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 속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도 꾸준히 스타트업 지원사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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