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사]‘덕업일치’ 펀드 매니저… 공모펀드 완판 돌풍 일으키다

이광수 2023. 4.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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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7일 국민일보와 만나 "수익성보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다. 20년 전 저희가(VIP운용은 2003년 당시 대학생이던 최준철 대표와 함께 설립했다) 가치투자를 입증하려 할 때 공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이 모두 개인이었다"며 "다만 사모펀드 최소가입 금액이 커 항상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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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돈·만·사-돈을 만지는 사람들: 국민일보는 주식, 코인 등 자산시장의 전문가들을 심층 인터뷰하는 코너를 운영합니다. 독자들이 건전한 투자로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는 글들을 싣겠습니다.>

IMF 외환위기 시절. 모두가 주식시장을 떠날 때였다.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생 김민국은 당시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진 은행 섹터에 투자한다. 경쟁사 대비 우량하고 탁월한 경영진이 이끌고 있다고 판단한 ‘주택은행’에 투자해 3배의 수익률을 맛본다. 지금은 3조2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VIP자산운용 김민국 대표의 첫 가치투자 성공 사례다.

이제 대중도 손쉽게 VIP운용의 가치투자에 접근 할 수 있게됐다. VIP운용이 공모펀드를 출시해서다. VIP운용은 가치투자 명가로 사모펀드 시장에서는 모르는 이를 찾기 힘든 하나의 브랜드다. 상장지수펀드(ETF)에 밀려 개인투자자의 외면을 받고있는 공모펀드를 출시한 이유는 뭘까.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이한형 기자


김 대표는 7일 국민일보와 만나 “수익성보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다. 20년 전 저희가(VIP운용은 2003년 당시 대학생이던 최준철 대표와 함께 설립했다) 가치투자를 입증하려 할 때 공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이 모두 개인이었다”며 “다만 사모펀드 최소가입 금액이 커 항상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모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퇴직연금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VIP운용의 철학이 퇴직연금 등의 장기 자금 성격에 가장 잘 맞닿아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공모운용사로 전환을 하고 공모 펀드를 내는데 일종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출시된 1호 공모 펀드 ‘VIP 더 퍼스트(The First)’는 출시 당일인 2월 13일 수십 분 만에 300억원이 ‘완판’됐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투자자들이 ‘오픈런’ 행렬까지 포착됐다. 이 펀드는 손실이 발생해도 10% 한도까지는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는다. 10%까지는 VIP운용 자기자본이 손실을 먼저 인식하는 구조인데, 공모펀드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구조다.

3일 출시된 2호펀드 ‘VIP한국형가치투자’도 반응이 좋다. 출시 5영업일만에 211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손실이 나면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상품이다. 기본운용보수는 연 0.8%다. 대신 수익률이 높아지면 운용보수는 1.6%까지 높아질 수 있다. 수익률과 상관없이 판매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발생한다. 김 대표는 “투자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성과연동형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자신만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의 수익을 부러워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전부터 바이오나 엔터 등 테마 내지 인기 섹터가 있었다”며 “여기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면 자신의 투자 철학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배당 관련 종목을 보길 권했다. 김 대표는 “3월 말 상장사들의 배당정책이 결정됐는데 가장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최신 정보”라며 “연중 배당 관련 종목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덕업일치’로 설명한다. 주식 투자가 즐거워서다. 그는 여전히 기업을 직접 방문해 분석하고, 투자한다. 미디어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펀드 매니저를 자주 접한 이들의 편견을 깨부순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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