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음료 일당 마지막 용의자 검거… 경찰 ‘윗선’ 수사 집중

정신영 2023. 4. 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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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넸던 일당의 마지막 용의자가 검거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서울시 시민건강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열고 배후 세력 검거 방안과 유사사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마약범죄수사대를 방문해 "사건을 엄중히 여기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과 유사해서 금융범죄수사대까지 투입해 배후를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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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기획·지시 총책 존재 추정
조선족 말투 전화 명의자 조사
교육당국, 마약 예방 교육 강화
수원지검 관계자들이 7일 약 39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합성 대마,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류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수원지검은 지난해 9월부터 마약류 밀수·유통 사범을 수사해 이날 총 2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근래 들어 SNS 등을 통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넸던 일당의 마지막 용의자가 검거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조직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윗선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서 10대 학생들에게까지 마약 범죄가 침투하면서 검경과 교육당국도 다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50분쯤 대구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긴급체포됐다. 이로써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넨 용의자 4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 40대 여성 B씨는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검거됐다. 20대 남녀 2명은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3일 오후 6시쯤 강남 학원가에서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에게 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기억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한 혐의를 받는다. 2개조로 나뉘어 지하철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근처에서 유명 제약회사 시제품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접근했다.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들은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내용의 금품 요구 협박 전화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 배후에 범행을 기획·지시한 총책이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마약 범죄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결합한 신종 범죄로 보고 있다. 앞서 불잡힌 피의자들은 자신들이 단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인 줄 몰랐다.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마약 음료는 퀵서비스로 이들에게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건 번호의 명의자를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통화 목소리가 조선족 말투였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7명이지만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음료가 강남 학원가에 무차별적으로 살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를 파악하고 있고 배후 세력을 잡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경찰과 함께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아이들 학교 보낼 때 마약 조심하라고 부모들이 말하는 나라가 되면 되겠느냐”며 “마약 범죄는 과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해야 잡을 수 있다. 검찰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서울시 시민건강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열고 배후 세력 검거 방안과 유사사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마약범죄수사대를 방문해 “사건을 엄중히 여기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과 유사해서 금융범죄수사대까지 투입해 배후를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치안감급인 수사차장을 중심으로 ‘범 마약단속 추진체계’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교육당국도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1년에 걸쳐 실시하던 약물 오남용 교육을 상반기 안에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5~7월에는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약 예방 관련 연수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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