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쇼크’ 사상 첫 메모리 감산

반도체 불황 1분기 영업익 -95.8%
LG전자 1조4974억… 삼전 첫 추월
2월 경상수지 또 적자… 2개월 연속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가까이 증발하며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맞은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8%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건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실적에 대해 “메모리는 매크로(거시적)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됐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방위 수요 악화에 따른 실적 충격은 최후의 보루였던 감산 결정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감산 규모와 기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 달러(약 6861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적자였던 올해 1월 42억1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이다. 경상수지 2개월 연속 적자는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수출은 505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6.3%(33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9월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뒤 6개월 연속 후퇴했다. 반도체 수출이 통관 기준 41.5% 줄었다.

수입은 1년 전보다 4.6%(22억7000만 달러) 늘어난 51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자재 수입이 가스(72.5%)와 화학공업제품(10.0%)을 중심으로 7.2% 늘었다.

LG전자가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4974억원으로 삼성전자의 2.5배에 달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앞지르기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도 6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6% 증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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