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지속 가능한 건전사회 위해 사이비종교 규제법 발의할 것”
김성원(50) 의원이 갈색 표지의 두툼한 성경책을 들어 보였다. 책 첫 장을 펼치자 그가 다니는 경기도 동두천 동성교회 김정현 목사가 손수 써준 그의 이름과 ‘2016년 6월 10일’ 날짜가 적혀 있었다.
“초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직후 목사님께서 선물해 주신 특별한 성경책이에요. 일정상 차량으로 이동할 일이 많은데 늘 곁에 두고 성경 말씀과 함께하려 합니다.”
경기 동두천시·연천군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2020년에는 국민의힘 후보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재선 의원 이전에 모태 신앙인으로서 거창하고 특별한 신앙생활보다는 일상 속에서의 묵상과 기도를 중요시해왔다고 말하는 그를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났다.
환경공학 박사로 고려대 연구교수였던 김 의원이 정계에 입문하게 된 건 부친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께서 재선 시의원이셨어요. 장남으로서 종종 선거 활동도 도와드렸죠. 한번은 아버지께서 한 장애인께 명함을 드리며 인사하려는데 그분이 손으로 엑스(X) 표시를 하면서 오지 말라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셨죠. 두 번째 방문 때도 그러시더니, 결국 꾸준히 찾아뵈니 나중에는 엄지를 척 올리시며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정치라는 걸 깨닫게 됐죠.”
정치인이 된 그에게 부친이 늘 강조한 것도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자세였다.
“항상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라고 말씀하셨어요. 민원 그 자체보다 그 속에 함의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인의 능력이라고도 하셨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도 민수기 14장 28절 말씀이다.
“말씀과 기도로 늘 주님과 함께하면 제 기도를 들어주시고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주셔서 항상 마음에 두는 말씀입니다. 정계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때도 섬김을 받으려 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겼어요. 낮은 자세로, 뜨거운 열정으로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주님이 길을 이끄시리라 생각하면서요.”
김 의원은 2016년 수도권 지역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력도 있지만, 국회에서 몇 안 되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김 의원은 정치도 일종의 설계와 같다고 본다.
“건물도 설계가 잘못되면 무너지듯이 정치도 미래를 내다보며 얼마나 촘촘히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바른 설계를 바탕으로 국민과 미래의 색깔을 칠해나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토목환경공학자인 김 의원이 관심을 두는 건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환경 보존과 발전의 균형추를 맞춰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단다. 저출산 문제나 청년층의 자살 예방 활동에 관심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자치 분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해 중점적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을 해소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각 지방의 자립을 도모하는 것이 골자다. 과거를 되새기며 미래 통일한국의 디딤돌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지역구인 연천군에 2025년 들어설 예정인 제3국립현충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예우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동성애 문제와 신앙의 자유 등의 이유로 교계가 반대하는 포괄적차별금지법(차금법) 제정에 대해선 김 의원도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차금법은 네이밍(명칭)이 잘못됐다고 봅니다. 사회약자 차별은 당연히 금지해야 합니다. 차금법의 문제는 그 안의 각론에 동성애를 허용하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 인권은 보장받아야 하나 한계를 넘어서는 부분까지 무작정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최근 사회 이슈로 부각된 사이비·이단에 대한 대응으로 교계 안팎에서는 사이비 종교 규제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의원도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법제처 등과 의견을 교환하며 관련 법을 대표 발의하려 한다. 모두 다 지속 가능한 건전 사회를 위한 그의 정치 소신이다.
“정치가 사회보다 뒤처져서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것 같고 무능력해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속도감 있게 미래를 선도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김 의원에게 기독 정치인으로서 가진 소명의식은 무엇인지 물었다.
“국회는 민의의 정당입니다. 당내 기독인회와 국회조찬기도회 구성원으로서 여야를 뛰어넘어 다른 기독 의원분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국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그럴 때 민의가 실현된다고 봅니다. 기독 정치인들이 서로의 소명의식을 공유하고, 주님이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며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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