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창의성이 혼재한 패션 신, 2023 F/W 런던 패션 위크
2023. 4. 8. 00:01
변화무쌍한 패션계의 시각은 매 시즌 우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다. 2023 F/W 컬렉션의 가장 강렬했던 순간들을 모았다.
「 london 」
DIVERSITY MAKES CREATIVITY
젊은 에너지와 다양성, 창의성이 뒤섞인 런던 패션 신. 다양성은 우리를 더욱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든다는 것을 증명했다.
「 SNS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룩은? 」
▲ Jw Anderson
JW 앤더슨의 컬렉션은 마치 팝아트를 보는 듯했다. 전설적인 안무가인 마이클 클라크와의 협업 컬렉션을 알리듯 그의 이름이 새겨진 탱크톱을 입은 모델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뒤이어 남성의 성기를 형상화한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와 코카콜라의 로고를 패러디한 문구의 티셔츠, 슈퍼마켓 ‘테스코’의 봉투를 활용한 원피스 등 위트 있는 아이템이 줄지어 나왔다.
▲ Mowalola
‘저스틴 비버 패션’ 하면 떠오르는 새깅 팬츠를 선보인 모와롤라의 쇼가 화제를 모았다(허벅지까지 내려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벨트로 연결된 팬츠란 사실). 뉴욕의 스트리트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뉴욕 양키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등 뉴욕과 관련된 그래픽을 재치 있게 소개했고, “SUE ME(날 고소해)”라고 적힌 티셔츠로 반항적인 무드를 드러냈다.
「 A New Identity 」
다니엘 리의 첫 번째 버버리 컬렉션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컬렉션에 앞서 공개한 캠페인을 통해 부활시킨 파란색 기마상 디자인을 적용했고, 버버리의 상징적인 노바 체크를 볼드한 컬러로 재해석한 점도 돋보였다. 거대한 트래퍼 해트와 보온 물주머니를 연상케 하는 백으로 위트를 더했고, 영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여우와 청둥오리 모양의 모자와 참 등으로 브리티시 감성을 녹여냈다. ‘취향 저격’까진 아니었지만 이 2가지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번 런던 패션 위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버버리라는 것, 버버리의 블루는 새로운 ‘보테가 그린’이라는 것!
「 ‘간달프’가 왜 여기서 나와? 」
영화 〈반지의 제왕〉 ‘간달프’의 깜짝 등장! 지난해 'LVMH 프라이즈' 우승자였던 스티븐 스토키 달리가 이끄는 S.S. 달리 쇼에 배우 이안 맥켈런이 시를 낭독하며 쇼의 시작을 알렸다. 달리는 누드 드로잉된 셔츠와 세일러 모자, 피코트, 마치 난파선에 끌려온 듯 올이 풀린 루스한 니트 등으로 쇼를 구성했고, 선원이었던 증조부와 자신의 퀴어 정체성을 엮어 성장 이야기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 모두를 위한 디자인 」
정형화된 기준에 도전하는 시네이드 오드와이어! 늘 다양한 신체 사이즈와 성 정체성을 수용하는 컬렉션을 선보이는 시네이드 오드와이어는 이번 컬렉션에서도 임산부, 휠체어를 탄 사람, 플러스 사이즈 등 다양한 모습을 한 모델들을 런웨이에 올렸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말대로 주름 디테일의 신축성 있는 스타킹과 드레스, 실리콘 소재 브라 등으로 구성됐고, 과감한 컷아웃 디테일로 관능미를 더했다. ‘특별한 모델 캐스팅’이 아닌 자연스러운 캐스팅이 될 때까지 우리는 더욱 다양한 신체를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 Romantic Couture 」
‘시몬 로샤다운 표현법’이란 이런 걸까? 아일랜드의 전통 추수감사절 ‘루너서’에서 영감을 받은 시몬 로샤의 2023 F/W 컬렉션은 리본과 라피아, 자수, 크로셰 등으로 그만의 로맨틱 룩을 완성했다. 그중 옷과 얼굴, 헤어 스타일링 등에 눈에 띄게 많이 사용된 리본은 과거 아일랜드에서 악령이나 불운을 쫓기 위해 얼굴에 피를 바른 의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 꽃길만 걷자 」
수잔 팡의 런웨이 위는 꽃잎으로 뒤덮였다. 러플과 레이스, 비즈 등 사랑스러운 디테일이 가득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은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꽃길을 걸었다. 드레스에 연결된 호스에서는 은은한 장미 향이 엷은 안개처럼 뿜어져 나오며 정원 같은 그림을 연출했다. 이 기발한 ‘스프링클러 드레스’는 상하이의 소방안전부에서 일하는 아버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시각은 물론 후각까지 만족시키는 패션이라니, 누군가가 패션의 완성은 향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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