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정자교, 통제된 수내교·불정교…같은 회사가 설계했다
붕괴 사고가 난 분당 정자교를 비롯해 보행로 처짐과 난관 하단 끊어짐 현상으로 통제된 수내교와 교량 내 가로등이 기울어져 통제된 불정교 모두 같은 시행사가 발주하고 설계도 한 회사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찰은 하자담보기간에 관계없이 교량 발주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방위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1993년 세워진 분당 정자교의 시행사는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개발공사였고, 지금은 금호건설로 사명이 바뀐 광주고속이 시공을 맡았다. 인근 수내교와 불정교 역시 같은 시기에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발주했다.
이 세 교량을 설계한 곳도 삼우기술단이라는 회사로 같았다. 삼우기술단은 사장교인 올림픽대교와 서해대교를 국내 처음으로 설계했지만 1995년 자금난으로 문을 닫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3개의 교량은 모두 차도 아래에만 교각이 받치고 보행로에는 지지대가 없는 다리로 설계됐다.
분당신도시엔 정자교 등 점검 중인 세 교량 외에도 이런 식으로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다리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붕괴 사고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정자교 발주부터 시공, 감리, 유지관리까지 전방위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하자담보책임이 1998년 이미 만료되었더라도 시공사 역시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2018년 발생한 분당 야탑 10교 도로 침하사고는 하자담보기간이 지났어도 시공사가 4000만원의 과징금을 물었고, 준공 15년이 지나 발생한 서울 성수대교 사고도 시공사에 수백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내게 한 선례가 있다.
붕괴된 정자교는 2021년 5월 정밀점검 결과 교량 노면 등 일부 부재에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 A~E 등급 중 C등급으로 ‘보통’ 판정을 받았고, 이 점검 결과에 따라 이듬해인 2022년 8~12월 바닥판 표면 보수와 단면보수를 했다. 보수 공사 직후 같은해 이뤄진 정기점검에서 이 교량은 B등급인 ‘양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정자교를 안전점검하고 ‘양호’로 판단한 점검 업체 또한 수사대상에 포함했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양쪽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이곳을 지나던 A씨(40·여)가 숨지고, B씨(28)가 다쳤다.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의 총길이 108m, 폭 26m 교량으로, 도로 양측에 보행로가 설치돼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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