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 원내대표에 ‘TK 전략통’ 윤재옥…“거야 폭주, 막아낼 것”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이 7일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21대 국회 마지막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윤 신임 원내대표는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169석의 거야를 상대로 여당의 원내 현안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115명 중 10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과반인 65표를 획득, 44표를 얻은 김학용(4선·경기 안성)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저는 오늘부터 상황실장의 자세로 원내대표를 수행하겠다”며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의회 정치를 복원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 이슈나 정책에 관해 당정이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 품질도 제고하고, 정책 홍보도 잘 하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잇따른 지도부의 설화를 의식한 듯 “원내의 일로 대표가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단디(단단히) 하겠다”며 웃었다.
경찰대 1기생으로 ‘수석 입학, 수석 졸업’의 타이틀이 따라붙는 그는 경찰 재직 시절 주로 정보·외사 부문에서 활동하며 특유의 신중함과 꼼꼼함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을 거친 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그는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특히 2018년 ‘드루킹 사건'과 관련 원내수석부대표로 민주당과 세부 조항을 조율하며 특검을 관철시키는 협상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가져다 놓는 등 고군분투했다. 그는 이날 투표 전 정견발표 때 “대선 당시 후보가 붙여준 별명은 ‘쓴소리위원장’이었다. 듣기 불편한 내용까지 후보에게 가감 없이 전달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당초 당내에선 김학용 의원이 선출될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대표가 영남권인 만큼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더 강했다. 게다가 친윤계 주류와 가까운 김 의원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다. 그러나 막상 결과는 윤 원내대표가 20표 이상을 앞선 완승이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우선 압도적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친화력’이 주특기인 김 의원보다 ‘협상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윤 원내대표에게 표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의원총회 현장에선 두 후보의 정견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대구·경북(TK) 초선 의원은 “토론과 정견 발표에서 확실히 윤 의원이 더 잘했다”고 말했다. PK 지역 초선 의원도 “대응 능력, 협상 능력과 함께 어떻게 당정을 긴밀하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등 능력을 중심적으로 보고 투표했다”고 했다.
일부 친윤계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친윤 의원들이 김 의원을 미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 같다”며 “김 의원이 당선되면 원내수석까지 친윤이 싹쓸이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상당수 의원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친윤 일색 지도부로 4·5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마당에 또 '친윤 원내대표'에 대한 반발 심리도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선거 막판에 영남권 의원의 표심이 결집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윤 의원이 토론 때 ‘누구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겠다’고 한 것이 공천이 불안한 영남권 의원의 심리를 잘 파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공천 물갈이에 취약한 TK 의원들이 수도권 원내대표보단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TK 원내대표를 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투톱이 ‘PK 대표-TK 원내대표’로 구성되면서 ‘도로 영남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모두 영남권으로 채워지는 사상 초유의 구도가 됐다”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남 진주갑이 지역구다. 당 관계자는 “영남 일색 지도부로 수도권·청년·중도층 지지율을 회복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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