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편의점에 간 한동훈'의 풍자, 풍자 본 한동훈의 직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4. 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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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간 한동훈'이라는 웹툰을 아시나요? 여기에 가상의 대화가 나오는데요, 한동훈 법무장관 화법의 특징을 잘 포착해서 풍자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장관도 이 웹툰을 봤다고 하는데요, 반응이 어땠을까요? 이 웹툰 외에도 직설적으로 국회 답변 태도 등을 문제삼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런 지적에 대해서는 한 장관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풍자, 괜찮다"면서 민주당에 날 세운 한동훈

'편의점에 간 한동훈'이라는 제목의 웹툰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웹툰은 편의점 직원과 한 장관의 대화 형식으로 돼 있는데요, 상황도 가상이고 대화도 가상으로 꾸며낸 겁니다. 

'한동훈 화법'의 특징을 포착해서 대화를 구성했는데요, 풍자를 통해 '한동훈 화법'을 비판하는 웹툰이죠.

두 사람의 대화의 앞부분만 보면, 편의점 직원이 "카드 앞쪽에 꽂아주세요"라고 하자 한 장관이 "저는 카드로 결제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하고요, 편의점 직원이 다시 "현금결제 하시겠어요?"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현금결제를 하겠다는 말씀도 드린 적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편의점 직원의 질문에 한 장관이 반문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이어지는데요, 한 장관의 이른바 '반문 화법' 등을 패러디한 겁니다. 한 장관은 '질문을 질문으로 되치는 화법'을 통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역공을 펴왔는데요, 그런 상황을 표현한 겁니다. 이런 '반문 화법'과 함께  '자신만만 화법', '전 정부 탓 화법' 등이 한 장관이 자주 사용하는 화법이죠.

웹툰의 실제 모델인 한동훈 장관은 웹툰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한 장관은 부산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오늘(7일) 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적 인물이니까 풍자 대상이 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여전히 각을 세웠습니다. "저한테 하는 질문이 맞고 제가 하는 답이 틀렸다면, 국회에서 반박하지 않고 저 없을 때 라디오로 달려가 뒤풀이하거나 이런 거 만들어서 열심히 돌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예전에는 정치권에서 이런 걸 왜곡해서 만들어 돌리고 하면 국민들이 그것만 보시고 판단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생생하게 유튜브로 질문과 답변 전 과정을 다 본다", "오히려 이런 게 나와서 국민들이 대화 전 과정을 다시 한번 찾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좋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정치권에서 이런 걸 왜곡해서 만들어 돌리고 하면 국민들께서 그것만 보시고 판단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실제로 생생하게 유튜브로 질문 답변 전 과정을 다 봅니다. 다 보시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런 거 잘 통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 나와서 국민들께서 질문과 답변의 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찾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웹툰을 만들어 비판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웹툰이 화제가 되면 국회 답변 과정의 모든 과정을 국민들이 다시 찾아보게 하는 효과도 있으니까 오히려 좋다'고 한 장관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겠네요. 특히 웹툰에 대해서는 '왜곡해서 만들어 돌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여권 지적에 대해선 "할 일에 최선"

웹툰 제작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 만들었다는 추정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동훈 장관이 '오히려 좋다'고 하면서도 웹툰 내용 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그러면 '한동훈 화법' 관련해서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 장관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우선, 국민의힘 안에서도 '너무 직설적'이라거나, '싸우러 국회 나온다는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달 28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한 장관이 정부의 무게를 실어 점잖게 답변해야 한다" “장관의 자리에서 할 수준의 말들은 아니고 정치 패널로 나와서 할 만한 수준”이라고 '한동훈 화법'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이) 국회에 오실 때 싸우러 오는 사람 같은 느낌"이라며 "민주당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이런 여권의 지적에 대해 한 장관은 지난 3일 기자들을 만나 생각을 말했습니다. "좋은 뜻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연 뒤 "그런데 그런 해설이나 충고들은 대부분 공직자가 국민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봉사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공직자가 어떻게 하면 정치인 개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지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거 같다. 저는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오 상임고문이나 유승민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충고로 받아들이면서, 정치적 처세술 생각하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말한 겁니다. 당내 지적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죠. 
 

국회 안팎서 반복되는 '공격과 반격'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설전은 국회 밖에서도 이어지곤 합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정말 말싸움 하나는 잘한다", "'조선 제1검'이 아니라 '조선 제1혀'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동훈 장관의 말솜씨는 역공, 허를 찌르기, 또 대담한 사실 왜곡, 그런 점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일부 언론이 조선 제1검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데, 저는 조선 제1검은 편파 수사를 해서 그런 별칭은 붙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대신 오늘 말하는 걸 보면서 조선 제1혀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4월 3일)

'조선 제1혀'라는 신조어가 나왔는데요, 한 장관 말솜씨로 '대담한 사실 왜곡' 등을 나열했으니까  칭찬이 아니라 비꼰 거죠. 
국회에서 설전을 벌인 박용진 의원은 '초등학생 논법'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한동훈 화법이 유치하다는 거죠.  
 
제가 한동훈 장관하고 처음 말을 섞어봤거든요. 그런데 말이라고 하는 게 멀리 퍼져나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입 앞에서, 한 5cm 앞에서 막 이기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이 무슨 얘기하면 그걸 잡아 갖고 다른 일로 제치려 그러고. 그러니까 논리적으로 되든 안 되든 그 앞에서 초등학교 아이들 말싸움하듯이 우리 집이 뭐가 커, 우리 집 TV가 더 커 막 이런 얘기하듯이 아주 유치한 논법을 계속 쓰더라고요. (박용진 민주당 의원,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4월 5일)

두 민주당 의원의 공격에 대해 한동훈 장관이 응수했습니다. 우선 '조선 제1혀'라는 신조어를 만든 김의겸 의원에게는 "덕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받으면서 "제게 덕담했으니 제가 다시 덕담하자면, 거짓말 끊기 어려우면 좀 줄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김의겸 저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박용진 의원을 향해서는 "자기 잘못을 지적받으면 호통치고 고압적으로 (말을) 끊고 그냥 넘어가자고 하더니 끝나고 나면 라디오에 달려가 (제가) 없는 자리에서 욕하고 뒤풀이하는 게 민주당 유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라디오에 달려가 뒤풀이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7일)도 웹툰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면서 이 표현을 썼으니까요.     
 

한동훈 "뒤풀이 하나", 김의겸 "앞풀이 하자"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은 공격과 반격, 재반격을 반복하면서 국회 밖까지 설전을 이어가는 모습이죠. 오늘(7일)은 김의겸 의원이 또 한 장관의 말을 되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 장관의 '뒤풀이 공격' 발언에 대해 '앞풀이 해보자'고 제안한 겁니다. "법사위 자체를 열어주지 않는다. (한동훈 장관이 라디오 뒤풀이, 이렇게 표현을 했던데 법사위에서 앞풀이를 하자. 이렇게 제안을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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