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예루살렘 성지 충돌 후 레바논서도 로켓 발사, 이스라엘 보복 공습
이슬람교 3대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사원)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이후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맞대응하는 등 지역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레바논 남부 등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거점 10여 곳에 대해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폭격에 의한 사상자는 없었으나, 농경지 공터에 포탄이 떨어지며 큰 구덩이가 생겼다고 레바논 민방위 요원이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거점들을 향해서도 폭격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은 전날 오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 쪽으로 총 34발의 로켓포탄이 발사된 데 대한 보복 성격이다. 34발 중 25발은 이스라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에 요격됐고, 6발은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북부에 떨어졌다.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2명이 로켓포 파편에 맞아 다쳤다. 폭격의 여파로 이스라엘 북부 공항들이 폐쇄됐다.
이 공격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무력 충돌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긴급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소집해 "적들에게 반격을 가할 것이며, 그들은 모든 공격 행위에 대한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하마스를 공격의 배후로 지목해 7일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마스는 "레바논에 대한 노골적인 '시온주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한다는 구상)'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3월 23일~4월 20일)과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 명절인 유월절(4월 5~13일)이 겹친 첫날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동이 트기 전 이스라엘 경찰은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 중이던 수십 명의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향해 최루탄을 던지고 제압해 사원에서 내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전 합의에 따라 저녁 기도가 끝난 뒤 해산해야 하는 무슬림들이 사원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물리력을 행사한 것일 뿐이란 입장이다. 이슬람권 국제적십자사인 적신월사는 이 과정에서 주민 12명이 다쳤으며, 최소 400명의 주민이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로 로켓 공격이 잇따르며 갈등이 격화한 상황이다.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사태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레바논에 확전 자제를 요청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전산은 세계 3대 유일신 종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공통 성지이지만, 현재는 협정을 통해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이 관리 중이다. 앞서 이스라엘의 극우파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지난 1월 성전산을 기습 방문하며 이슬람 국가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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