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효자 됐다…'깜짝실적' LG전자, 14년만에 삼전 추월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974억원을 기록해 14년 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6000억원)을 추월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 20조4178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의 잠정실적을 냈다고 7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 22.9% 줄었지만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다.
14년 만에 삼성전자 제쳤다…물류비·원자재값 하락 효과 반영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보다 3765억원 웃돌았다. 이로써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추월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수익성 방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제적 재고 관리가 주효했다”며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침투율이 오르는 등 LG전자 전략의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에서도 사업 구조나 운영 방식 등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에 일시적 특허수익이 포함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사업 수익성이 대폭 강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의 강도 높은 비상경영 체제 전환 주문 아래 지난해 11월부터 각 사업 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을 중심으로 워룸(War room·전시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불황 극복에 주력해왔다.
B2B 확대에 되살아난 가전·전장…하반기 실적 전망도 ‘맑음’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생활가전(H&A)과 TV(HE)는 물론 신사업인 자동차 전장(VS) 등 전 분야에서 고루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가전 수요가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히트 펌프 등 고효율 제품을 앞세운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확대된 점도 실적 부진을 상쇄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 사업도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판매 물량이 늘어나고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한 매출 확대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 사업부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늘고,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에서는 기존 고객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 업체들로 고객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변동에 둔감한 B2B 매출이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과거 3년간 수익성 중심의 수주 건전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전장 부품이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의 흑자규모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신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라며 “자동차 부품이 순항하는 가운데 로봇·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규 사업 역시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주가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LG전자는 전날 종가(11만3900원) 대비 0.35%(400원) 오른 11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LG전자는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며 1월 2일 8만6400원 대비 30%이상 급등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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