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규정이 있어…' 학생 안전 문제 소극적인 광주시교육청
인근 주민들 "현재도 위험천만한 곳…위치 변경해야" 주장
교육청 측 "市가 교통영향평가 등 거쳐 이미 결정한 내용"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공원 특례사업 신축 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주민들은 인근 초등학교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광주지역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교육청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광주광역시와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서구 마륵동 옛 백석산 일원에 대단지 아파트 ‘위파크 마륵공원’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3층~지상 20층 15개 동 총 917가구 규모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부지조성 및 진입도로 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연친화 단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주민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중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현재 신축 아파트 진·출입로 위치를 지적한다. 진·출입로는 두 곳으로 계획돼 있는데 한 곳이 인근 만호초등학교와 인접하게 계획됐다는 점이다.
이곳은 현재도 길이 좁고 통행량이 많아 등교 시간대에는 안전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곳인데 900여 세대 아파트가 신축되면 아이들의 안전은 더욱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현재 이곳으로 계획된 진·출입로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광주시교육청의 입장은 소극적이다. 사업 주체가 광주시이며 절차와 규정상 교육청 측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쉽게 말해 해당 사업과 관련해 안전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지난해 7월 교육청은 ‘교육환경평가’에 참여했다. 이때 교육청은 공사 차량의 진입로 위치와 안전요원 배치, 표지판 설치 등을 요구했다. 교육청이 요구한 부분은 한 차례 더 회의 끝에 모두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교육청은 당시를 비롯해 이후에도 신축 아파트 진·출입로 위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호초등학교 학부모들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은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불 보듯 뻔하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교육청은 이에 대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 측에서 이곳에 직접 와서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광주시 관계자는 ‘차량이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나, 교육청은 규정과 절차를 따지며 관심이 없어 보이질 않나, 우리 학생들의 안전은 누가 생각해 주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환경평가 이전에 교통환경평가 등을 통해 이미 사업계획은 정해진 상태였다”면서 “현재 주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사업의 주체는 광주시이며 절차와 규정이 있다. 시에서 먼저 협의가 들어오거나 움직여 줘야 교육청 측에서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은 아파트가 완공돼 900여 세대가 입주할 경우 늘어날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위파크 마륵공원 양측으로는 만호초등학교와 상무초등학교가 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는 만호초등학교 학군으로 포함되는 위치에 있어 대부분 만호초교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만호초를 증축해야 될 정도로 학생의 유입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만호초교는 광주 대부분 지역에서 그렇듯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1012명이었던 학생 수는 2020년 957명, 2021년 952명, 2022명 925명, 올해는 942명이다. 교육청 측은 내년 신축 아파트로 인해 유발되는 학생 수는 최대 195명으로 예상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기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고, 완공 이후 한꺼번에 유입되지 않고 점차 유입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신중하게 지켜보겠지만 현재까지 만호초의 증축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일간 '빅맥'만 썩지 않았다…햄버거 회사가 답한 그 이유[햄버거 썩히기]④ - 아시아경제
- 4년간 女 5명과 결혼·동거…"드라마도 이렇게 못 써" - 아시아경제
- 라면·김밥 주문 후 동전 세더니 '주문 취소'한 모자…"대신 계산했는데 오지랖인가요?" - 아시아
- "靑 가면 죽는다 경고했는데 가겠나"…명태균 녹취파일 추가 공개한 민주당 - 아시아경제
- 이혼 전문 변호사 "율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아시아경제
- "설거지·가사도우미로 月160만원 벌며 살아보니" 최강희 고백 눈길 - 아시아경제
- '트럼프 측근' 된 머스크, 美 대선으로 29조원 벌어 - 아시아경제
-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내 사과 받아달라" 태도 돌변 - 아시아경제
- "짐 싸 캐나다 간다" 해리스 지지층 '캐나다 이주' 검색량 급증 - 아시아경제
- "감옥 보내고 수백만명 구하자"…北 대표부 건물에 걸린 '죄수 김정은'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