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횟집 만찬' 주인공 된 野도지사…통합행보 시동건 尹속내
최근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끈 회식 자리가 있다. 지난 6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와 국무위원, 부산의 여당 의원을 초청해 해운대 일식집에서 가진 이른바 ‘부산엑스포 독려’ 회식이다. 인터넷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 참석자 면면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회식에 함께한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건 야당 도지사의 식사 중 발언이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7일 통화에서 “여·야간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야당 도지사들이 먼저 윤 대통령에게 ‘국정에 여·야가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협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에게 재차 고마움도 표했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모두가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부산 엑스포를 연호하며 건배했다”며 “윤 대통령도 ‘이런 분위기라면 엑스포 유치가 가능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 정치가 여의도를 떠난 민생의 현장에선 협치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자리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부산엑스포뿐만이 아니다. 이달 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도 야당 의원이 동행한다. 현재로선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으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확정됐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 7일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대미 외교에 초당적으로 협조하고자 한다. 변 의원이 동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개별 의원에게 요청하기보다는 당에 공식적으로 협조를 구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행 의원의 이름이 알려지면 ‘개딸’로부터 낙인 찍힐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그런 부분이 조심스러워 요청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방미를 준비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에게도 대통령 전용기 사용을 제안했다”며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 여·야가 없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중도층 이탈 현상이 심해지자 윤 대통령의 ‘통합 행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다른 야당 의원을 분리해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재원·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설화를 시작으로 여러 어려움이 잇따르는 당내 상황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김기현 대표의 임기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공개적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내 문제는 김 대표를 믿고 모두 일임했다”며 “임기가 이제 막 시작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5일 재보궐 선거 패배와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심각히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당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패배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되돌아볼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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