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감산” 마이크론 반전의 20분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4.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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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7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2019년 10월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에 소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D램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한국 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쇼크’와 반도체 감산 계획을 확인하고 뉴욕증시의 시간 외 매매에서 주가를 5% 가까이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을 확인한 7일(한국시간) 오전 8시40분부터 마이크론 주가는 4% 넘게 급등했다. 뉴욕증시의 시간 외 매매 마감을 20분 앞둔 시점이었다.

1.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MU]

마이크론은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2.91%(1.66달러) 상승한 58.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5시부터 시작된 애프터마켓에서 58달러대를 유지했던 마이크론 주가는 오전 8시30분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10분 뒤부터 주가를 급속하게 끌어올렸다. 애프터마켓에서 4.85%(2.84딜러) 뛴 61.4달러에 마감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원과 비교해 95.75%나 급감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적자를 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주문량도 감소해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설명자료를 내고 사실상 반도체 감산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에 추가로 공급성을 확보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감산 여부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라인 가동을 중단해 생산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올해 하반기까지 버티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막대한 분기 적자 앞에서 삼성전자는 결국 ‘감산 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는 D램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2위, 마이크론은 3위에 있다. 이들 3개사가 D램 메모리 반도체 세계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한다.

업계 1위 기업의 감산은 곧 제품 가격을 올리는 재료로 인식된다.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33%(2700원) 뛴 6만5000원, SK하이닉스는 6.32%(5300원) 급등한 8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 알파벳 클래스 A [GOOGL]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모기업인 미국 알파벳의 클래스 A 주식은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3.78%(3.95달러) 상승한 108.42달러에 장을 닫았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시장의 시선이 쏠려 한동안 소외됐던 알파벳은 모처럼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기회의 공간이 과거보다 커졌다. AI의 발전은 다양한 검색어에 대한 구글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구글에 AI를 탑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영국에서 각각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1일 공개한 자사 대화형 AI ‘바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AI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2016년 3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프로기사였던 이세돌 9단과 첫 대국을 펼친 바둑 AI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의 작품이다. 이후에도 AI 개발에 매진했지만, 지난해 11월 상용화된 챗GPT처럼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지금의 AI 시장에서 구글은 비상장사인 오픈AI의 뒤로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차이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왜 챗봇을 더 빠르게 출시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 “구글은 여전히 올바른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업계 상황 등을 고려해 시간표를 수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챗GPT 이상의 최첨단 AI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최근 업계의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3. 오늘밤 ‘성금요일’ 휴장

뉴욕증시는 부활절(4월 9일)을 이틀 앞둔 이날 밤 ‘성금요일(Good Friday)’을 맞이해 휴장한다. 성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수난일이다. 뉴욕증시에서 이날 오후 5시 프리마켓, 오후 10시30분 본장은 개장하지 않는다.

미국 노동부의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은 이날 밤 9시30분에 공개된다. 이 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 거래일이 이미 끝난 탓에 지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음 주에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23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31만1000명이 늘어난 지난 2월과 비교해 노동시장의 과열 양상이 잦아든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증시를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과 이슈를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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