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뻔하거나 과하거나…국내 관객들에 ‘불호’ 누적하는 넷플릭스 영화

장수정 2023. 4. 7. 14: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터’· ‘야차’ 등 일부 작품들 향한 혹평
‘정이’· ‘길복순’, 최근 작품들 또한 국내선 호불호 갈려

K-콘텐츠에 힘입어 공개 초반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는 있지만, 국내 관객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들이 이어지곤 한다. 드라마, 예능 분야에서는 호평 속 글로벌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유독 영화 부문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이야기다.


지난달 31일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길복순’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

‘불한당’, ‘킹메이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전도연이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이목을 끌었다. 공개 후 3일 만인 4월 2일까지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했다.


그러나 국내 시청자들 사이에선 혹평이 이어지기도 한다. 코믹함을 얹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킬러 길복순이 중학생 딸을 둔 엄마로 그려내며 입체감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결국 여느 킬러 영화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떠오르는 영화만 여럿’이라며 기존 장르물 공식을 답습한 것 아니냐는 혹평이 이어지기도 한다.


색감을 강조한 화려한 세트 통해 ‘길복순’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화려한 액션씬 통해 보는 재미를 더한 것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과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알맹이는 없는데, 스케일과 화려함만 강조되다 보니 ‘스타일이 과잉된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넷플릭스 국내 오리지널 영화를 향한 일관된 평가라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또 다른 오리지널 영화 ‘정이’ 역시도 초반 높았던 글로벌 성적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이어졌다.


‘부산행’, ‘반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고(故) 강수연과 김현주가 주연을 맡아 SF 장르에 도전했으나, 화려한 출연진과 방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평을 받은 것이다. 특히 근미래 우주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정이(김현주 분)와 그의 딸 서현(강수연 분)의 감정에만 몰두하면서 ‘뻔한 신파극을 보는 것 같다’는 차가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서울대작전’, ‘카터’, ‘야차’ 등 스타 감독 또는 배우들을 앞세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완성도, 내용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끄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극장용 영화와 달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재미 강조하는 것을 특징으로 삼는 듯 보인다. 전도연은 이번 선택에 대해 “다양한 작품들을 하고 싶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도 하고 싶고, 이런 가벼운 작품들도 하고 싶었다. 그간 선택지가 많진 않았는데 ‘일타 스캔들’도 그렇고, ‘길복순’도 그렇고. 이런 작품들이 이젠 나를 연관 지어 생각해주지 않을까 싶다. 이제 또 어떤 작품들이 들어올지 나도 기대가 된다”며 무게감을 내려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앞서 ‘서울대작전’에 출연했던 유아인 또한 “오락적인 특성과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관객 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작품성이나 완성도 등을 벗어나 하나의 영화 콘텐츠, 영상 콘텐츠, 즐길거리가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오락적 특징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이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익숙한 문법을 시도하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시감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전개는 뻔한 가운데, 스케일만 강조하는 사이 ‘과하다’는 평이 따라붙기도 한다.


이렇듯 넷플릭스가 영화 분야에서 유독 ‘애매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해매는 사이, 국내 관객들에게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불호’의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 자칫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편견까지 구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