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승인 대상 2000명→12명, 확 줄인 서인천MG
[류승연 기자]
▲ 서인천 새마을금고 본점. |
ⓒ 류승연 |
고금리 시대에 차주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 당국이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새마을금고의 한 지점에선 금리인하 승인 대상을 오히려 축소한 걸로 나타났다. 금고 측은 "승인 대상이 축소되는 걸 몰랐다"는 입장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 등 금융기관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신용 상태가 나아졌을 때 금융 회사에 금리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가계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은 ▲직장이 변동이 있는 경우 ▲연소득의 현저한 증가 ▲ 동일 직장내 직위가 상승한 경우 ▲전문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업에 종사하는 경우 ▲개인신용평점이 크게 오른 경우 등에 신청할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 요구불·저축성 예금 상품을 가입하거나 급여 이체, 개인정보동의 등 평가 항목별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점수가 쌓이고 종합 평점에 따라 회원 등급이 달라지는 식이다. 다만 각 등급을 결정짓는 평점 기준은 각 지점이 결정한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서인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0월 한가족 우대회원 등급 평점 기준을 바꿔 금리인하요구 승인 대상을 기존 2000명에서 12명으로 크게 줄인 걸로 나타났다.
▲ 서인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0월 한가족 우대회원 등급 선정 기준점을 대폭 상향했다. |
ⓒ 서인천 새마을금고 |
'한가족VIP' 등급은 총 여·수신 금액이 2억원 이상, 종합 평점 5000점 이상이라면 받을 수 있었지만 변경 뒤엔 총 여·수신 금액 3억원 이상, 종합 평점 7000점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 다음 '한가족최우수' 등급 기준은 '1억5000만원 이상, 3000점 이상'에서 '2억5000만원 이상, 6500점 이상'으로 높아졌다. 세 번째 '한가족우수' 등급 기준은 2000점에서 6000점으로 3배 뛰었다.
반면 점수를 쌓기 위한 항목별 배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소비자들로선 상위 등급에 오르기 위해 더 많은 금액으로 서인천 새마을금고의 상품을 이용하거나 보다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 했던 셈이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2000여명을 넘나들었던 '한가족우수' 등급 이상 회원 수는 11월부터 12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8월까지 140명이었던 한가족VIP 등급 회원 수는 0명으로 대상자 자체가 사라졌고, 각각 923명, 956명이었던 2~3위 등급(한가족최우수, 한가족우수) 회원 수 역시 각각 1명, 1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등급별 회원 수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서인천 새마을금고와 거래 중인 소비자는 약 4만8000명에 이른다.
서인천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한가족 우대회원 등급 선정 관련 내부 결재를 매 분기마다 처리해왔는데,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최근 3년 내 평점 기준이 바뀐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인 80%가 '내부 등급 충족'...중앙회 "요구권 활성화하라" 정면 배치
문제는 그동안 서인천 새마을금고에서 금리인하요구가 승인되는 데엔 '한가족우수' 이상 등급 충족 여부가 결정적인 조건이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11건의 금리인하요구 승인 가운데 9건이 '내부 등급 충족'이 근거였다. 2021년에도 총 24건 중 21건이 '상위 등급 충족' 명목으로 금리인하요구가 승인됐다.
반면 '한가족우수' 등급 이상이 12명으로 대폭 축소된 뒤인 올해부터는 이를 근거로 금리인하가 승인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서인천 새마을금고가 상위 3개 등급의 평점 기준을 높이면서 소비자들의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어려워진 셈이다.
게다가 서인천 새마을금고가 등급 기준을 변경한 지난해 10월 26일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정부의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침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공문을 내려보낸 날이기도 했다.
당시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금리인하요구권 안내 의무 등을 강화한 새마을금고법 개정 추진 등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고 금융소비자 권익을 제고하고자 하겠다"며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한 상세 추진 사항을 덧붙였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져가는 데도 금리인하요구권이 법 규정 없이 행정지도로만 관리되자, 국회는 지난해 10월 27일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금리인하요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서인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2000명이 12명으로 축소되는 상황인 줄 몰랐다.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이 원하는 건 윤석열 정부의 능력이다
- 커피값은 각자... 시인 이상의 선각자적 계산법
- 선 넘는 일본 언론, 호응하는 윤석열 정부
- 경주에 이런 곳이? 지는 벚꽃도 아름다운 '한국의 뉴질랜드'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일 더 하고 밥 더 먹자!
- '내년 총선 야당 승리해야' 50%... 한달만에 6%p 상승
- [단독] 수시 입출금 금리 40배 인상, 서인천 MG에선 무슨 일이?
- '도열' 윤 대통령 횟집 일정, 공식 만찬... 식당 "술 많이 안 먹어"
-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 11일 미 워싱턴 D.C서 개최
- [속보] 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