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1년 만에 두달연속 적자…상품수지도 5개월째 적자(종합)

서소정 2023. 4. 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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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경상수지 5억2000만달러 적자
한은 "3월에는 상품수지 개선될 것"

올해 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반도체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서비스수지도 10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간 영향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국내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1년 전보다 63억8000만달러나 줄었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2012년 당시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 수입이 늘어났다. 여기에 남유럽 재정 위기까지 발생, 수출이 둔화하면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43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13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경상수지 적자폭은 1월보다 36.9억달러 줄어

경상수지는 지난해 8월(-29억1210만달러) 적자 전환한 이후 9월 20억89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10월 16억2970만달러로 두 달 연속 흑자를 내면서 적자를 피했다가 11월 다시 적자(-2억2280만달러)로 돌아선 뒤 12월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1월에는 42억10000만달러 적자로 통계를 편제한 1980년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 다시 적자 전환했고 2월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2월 적자 폭은 사상 최대였던 1월(42억1000만달러)보다 36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56억5000만달러나 급감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수출은 50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억8000만달러(6.3%) 감소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화학공업제품 등이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1.5%), 화학공업제품(-9.8%), 철강제품(-9.2%) 등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5%), 중국(-24.3%), 일본(-5.4%)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은 51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2억7000만달러(4.6%) 증가했다. 수입은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반면 원자재는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7.2% 늘었는데, 가스와 화학공업제품 증가율은 각 72.5%, 10.0%에 달했다.

서비스수지 10개월 연속 적자

서비스수지도 20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1억2000만달러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운송수지의 경우 2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16억4000만달러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2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80%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폭이 5억8000만달러 확대됐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중국 관광객 등의 유입이 본격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원소득수지는 31억2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1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23억5000만달러)가 1년 새 16억2000만달러 늘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1월보다는 규모가 줄었으나 여전히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전체로 볼 때 월별로는 변동성이 클 것 같지만 올해부터 정부의 법인세 제도 개편으로 인한 영향이 1년 내내 지속될 것이고 국내 주요기업의 시설투자자금 수요가 여전히 있어서 본원소득수지는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주요 기업의 시설투자 수요가 있고, 그 투자를 위해서 해외 현지 법인에서 벌어들인 해외 이익을 배당 형태로 받아들이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흑자폭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법인세 개편에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은 확대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기업이 해외에서 거둔 소득에 대해 현지에서 세금을 내면 국내에서 과세하지 않는 방식으로 법인세 체계를 바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해외법인이 국내 본사에 배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 부장은 "배당수입은 2014~2020년까지 월평균 166억4000만달러 들어왔고, 2021~2022년에 걸쳐 390억달러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이보다 더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11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6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3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4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4억5000만달러 늘었다.

3월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이 부장은 "3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다 있다"며 "통관기준 3월 무역 적자액이 46억2000만달러로 2월(52억7000만달러)보다 줄어든 만큼, 3월 상품수지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 부장은 "문제는 서비스수지인데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임에도 일본, 동남아 관광객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반면 화물 운임이 하락하면서 운송 수지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추세가 있는 지표는 아니어서 연간 전체로는 큰 폭 늘어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로 늘지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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