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반도체 쇼크'... 삼성전자, 끝내 '메모리 감산' 돌입
14년 만에 처음 1조원 밑도는 수준
"의미있는 수준까지 생산 하향 조정"
삼성 감산 참여, 반등 앞당길지 주목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익이 60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 1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과반 이상을 견인하는 반도체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영업익은 약 1조원 수준을 예측했던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와 비교해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사실상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이 4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자, 무(無)감산 기조를 고수하던 삼성은 결국 '감산'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연결기준)이 63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익은 같은 기간 대비 95.75%가 하락한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59%, 영업이익은 86.08%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는 반도체 불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기존 예상대로 반도체 적자를 휴대폰과 가전 등의 사업 등에서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인 DS 사업부가 올 1분기에만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시스템 반도체 및 SDC 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코로나 특수를 거친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IT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출하량 뿐만 아니라 공급 과잉으로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절반 이상 폭락했다. 특히 D램 범용제품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2021년 9월 4.10달러에서, 올해 1분기 1.81달러로 55.9% 하락했다. 2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전 분기 대비 10~15%, 5~10% 가량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끝내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이날 삼성 측은 잠정실적 설명자료를 내고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둔화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업계 최고 캐파(생산능력)와 공정 경쟁력에도 이익 둔화 폭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보다 컸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어오던 삼성전자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 시점이 다소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세계 1위 메모리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가격 하락세가 깊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둔화로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업계 전반적인 공급 축소 및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등 수요 증가로 업황은 3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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