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뛰길 원한다"... '새드 엔딩' 김연경, 은퇴 미룰까

윤현 2023. 4. 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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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배구 여제' 김연경이 현역 연장과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해외 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은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면 정상의 자리에서 화려하게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이었지만, 흥국생명이 준우승에 그치면서 김연경도 현역 생활을 연장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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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준우승 그친 김연경, 현역 연장 선택할까

[윤현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배구 여제' 김연경이 현역 연장과 은퇴의 갈림길에 섰다.

해외 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은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6일 열린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5차전에서도 김연경은 30점을 올리며 분투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하면서 씁쓸한 표정으로 준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연경은 경기 후 "(우승할) 많은 기회가 왔는데 놓쳤고, 오늘도 리드하던 3세트를 내줬다"라며 "팽팽한 승부였는데 준우승으로 마친 것이 정말 아쉽다"라고 곱씹었다. 

"우승 못한 것이 동기부여"... 다시 한번 도전?

그러나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김연경의 은퇴 여부였다.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에 김연경도 신중했다. 그는 "많은 팬이 내가 더 뛰길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팬들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상황을 잘 종합해서 곧 결정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우승하지 못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라며 "은퇴 여부를 나 혼자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앞서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것으로 기우는 듯했던 발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김연경은 지난 2월 은퇴를 고민한다는 소문이 돌자 "생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으나, 한국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김연경이 은퇴를 거론한 것으로도 배구계가 술렁였다. 다만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자리를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만약 은퇴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일 것 같다"라고 단서를 달았다(관련 기사 : 김연경 "은퇴 고민 중" 깜짝 고백... 배구계 '술렁').

올 시즌 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면 정상의 자리에서 화려하게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이었지만, 흥국생명이 준우승에 그치면서 김연경도 현역 생활을 연장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해 "후배들이 고생 많았지만, 우리가 실력이 부족해서 준우승에 그친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이 경험을 통해서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좋은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격려했다. 

현역 연장하면 FA 신분... 이적시장 뒤흔든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
ⓒ KOVO
 
김연경은 올해 36세가 됐다. 배구 선수로는 황혼기라 할 수 있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69득점(전체 5위), 공격 성공률은 45.76%로 1위에 오르면서 여전히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권순찬 전 감독이 구단과의 갈등으로 시즌 도중 경질되면서 한동안 사령탑이 공석이 되자 김연경은 '코트 위 사령탑'으로서 무거운 책임까지 짊어지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연경이 현역 연장을 선택하더라도 흥국생명의 분홍색 유니폼을 계속 입고 뛸지는 알 수 없다. V리그에서 6시즌을 채운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만약 FA 자격을 행사한다면 4월 9일부터 2주 동안 협상을 마쳐야 한다. 김연경은 "원소속 구단 흥국생명과 이야기할 것이고, 다른 구단과 협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을 영입할 수 있다면 어떤 팀이든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또한 흥국생명에서 보여줬듯 경기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흥행 파워도 엄청나다. 하지만 그만큼 몸값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튀르키예 무대에 이어 흥국생명에서도 김연경과 손발을 맞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계속 뛴다면, 여기서 뛰면 좋겠다"라며 "우리 팀에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김연경이 있어야 그 선수들도 살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내 배구 방식을 가르치고, 김연경과 다음 시즌 시작부터 함께 지도했으면 한다"라고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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