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리버스 스윕' 도로공사, 두 번째 우승 달성
[양형석 기자]
▲ 여자배구 챔피언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배구단의 5차전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챔피언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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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가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만들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6일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5차전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꺾었다. V리그 출범 후 역대 처음으로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17-2018 시즌 이후 통산 2번째 챔프전 우승을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이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2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이 밖에도 '클러치박' 박정아가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23득점,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블로킹 4개와 함께 1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에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35득점, 김연경이 3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5차전 총점(109-111)에서 단 2점이 뒤지며 통산 5번째 챔프전 우승이 좌절됐다.
▲ 5차전에서 32득점을 올린 캣벨은 챔프전 우승과 함께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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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끝까지 왔다. 각각 홈에서 연승을 거둔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들며 최종전까지 오게 됐다. V리그 여자부에서 챔프전 5차전까지 갔던 시리즈는 총 3번이 있었는데 홈 팀이 2승 1패로 앞서 있었다(그중 한 팀은 바로 2005-2006 시즌의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2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다시 인천으로 올라온 만큼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챔프전 우승을 위한 마지막 힘을 쏟아내야 했다.
2차전까지 인천에서 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도로공사는 안방인 김천에서 2연승을 기록하며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다. 만약 도로공사가 5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역대 최초로 '챔프전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도로공사는 챔프전 2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인천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5전 전패로 크게 밀렸지만 5차전은 내일이 없는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앞선 전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었다.
양 팀 모두 베스트 라인업이 선발 출전한 가운데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의 범실과 옐레나의 후위공격을 묶어 1세트 초반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배유나, 정대영의 블로킹과 캣벨, 문정원의 공격으로 추격에 성공하며 흥국생명과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도로공사는 세트 중반 12-19의 열세를 20-20으로 따라 붙었지만 흥국생명은 세트 후반 옐레나가 맹활약하며 25-23으로 귀중한 1세트를 따냈다.
챔프전 5경기에서 1세트를 모두 가져온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연속공격과 이원정의 2단공격으로 흐름을 잡았지만 도로공사도 박정아와 배유나를 앞세워 꾸준히 득점을 올렸다. 도로공사는 세트 중반 캣벨의 블로킹과 공격으로 리드를 잡았고 뛰어난 수비를 앞세워 흥국생명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세트 후반 이주아와 김연경의 활약으로 23-23까지 만들었지만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공격과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2점 차로 2세트를 승리했다.
▲ 배유나는 챔프전 5경기에서 1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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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차전처럼 1세트를 따낸 후 2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3세트 김미연의 서브득점과 김연경의 공격, 이원정의 블로킹을 묶어 3세트 초반 기선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세트 중반에도 옐레나와 김연경의 쌍포를 앞세워 착실히 득점을 올려 나갔고 도로공사도 캣벨과 박정아, 배유나의 활약으로 큰 점수 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꾸준히 추격하던 도로공사는 세트 후반 18-22 열세를 뒤집으며 25-23으로 3세트를 가져 오는 데 성공했다.
역대 첫 리버스 스윕까지 한 세트만 남겨둔 도로공사는 4세트에서 마지막 세트에 몰린 흥국생명에게 초반 기세를 내줬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의 이원정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흔들리는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지만 흥국생명도 옐레나와 김채연의 블로킹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세트후반까지 도로공사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가다가 23-23에서 김연경과 옐레나의 연속공격이 터지면서 5차전을 마지막 세트로 끌고 갔다.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세트까지 달려온 가운데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서브득점과 캣벨의 연속 3득점을 묶어 초반 흐름을 잡았다. 흥국생명도 김연경과 옐레나를 앞세워 꾸준히 추격을 시작했지만 도로공사는 배유나와 박정아의 블로킹으로 흥국생명에게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10점이 넘어간 이후 배유나의 이동공격과 박정아의 연속공격을 묶어 2연패 뒤 3연승으로 극적인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다.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토종 에이스 박정아와 미들 블로커 듀오 배유나, 정대영, 수비의 핵 문정원, 팀 내 최고의 조커 전새얀까지 무려 5명의 선수가 FA자격을 얻는다. FA시장에서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도로공사가 이 선수들을 모두 잡으며 다음 시즌에도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도로공사에게는 이번 챔프전을 놓치면 한동안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
2차전까지 흥국생명에게 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도로공사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할 것처럼 보였지만 김천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도로공사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도로공사는 안방에서 열린 3, 4차전에서 연속으로 3-1 승리를 거둔 후 마지막 5차전에서 짜릿한 3-2 승리를 따내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5차전에서는 모든 세트가 2점 차였을 정도로 흥국생명과의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이었지만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팀은 도로공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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