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아 "유인촌·박해수와 호흡, 고액 과외 받은 기분"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연극 ‘파우스트’에서 젊은 파우스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여성 그레첸 역으로 발탁돼 무대에 처음 선 배우 원진아는 관객에게 울림을 전하며 희열을 느끼는 듯했다.
“연습 초반에는 아무래도 적응이 안 돼 체력도 많이 소진했어요. 먹는 것도 평소보다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두 달 정도 연습하면서 공연에 맞게 체력이 길러졌어요. 무대에 올라가 본 적이 없어 긴장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오히려 무대에 올라갔을 때 관객에게 오는 기운이 도움 되더라고요. 생각한 것보다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재밌어요.”
연극 ‘파우스트’는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담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20대부터 집필을 시작해 죽기 직전까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의 역작이다.
“마지막 장면이 감옥에서인데 조금이라도 이성적으로 하려고 한다거나 계산적으로 하게 되면 집중을 다시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만큼 많이 발산하고 최대한의 감정을 끄집어내려고 해요. 큰 무대에서 내 존재를 발산해야 하는데 책을 볼 때 이 신을 해낼 에너지, 힘이 내게 있는지가 숙제 같았어요. 뭔가 참지 않고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발산하는 게 도움이 됐죠. 체력,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난 강한 사람이더라고요. 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어요.”
연극 ‘파우스트’에는 원진아를 비롯해 베테랑 유인촌과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기를 누린 박해수, 드라마와 무대를 오가는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단체로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게 처음이에요.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고 매체도 같이 연습하고 리허설은 하지만 두 달간 같은 장면을 만들어가는 건 어렵거든요. 그래서 연극의 연습 자체가 기억에 남아요. 서로의 장면에 피드백도 해주고 어떨 때는 다른 사람이 내 장면을 대신해보고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하면서 서로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을 접목하고요. 공연이 나 혼자 잘하고 나 혼자 생각이 많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두 달 동안 몸으로 체화했어요.”
원진아는 이들과 호흡하는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단기간에 고액 과외를 받은 기분이에요. 보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대사를 읊을 수 있구나 해요. 유인촌 선배님이 연습 첫날 가만히 앉아 대사를 읽는 연습을 하셨어요. 단어의 숨겨진 뜻까지 찾아가면서 해도 어려운데 선배님이 읽으시니 무슨 말인지 알게 되더라고요. 귀에 노래처럼 들어오는 게 신기했어요. 음악을 하듯 읊으시는 화술이 있으세요.
(박)해수 선배님은 매번 연습 때마다 이번보다 다양할 수 있을까 하는데 매번 다르게 하세요. 공연도 할 때마다 미묘하게 다르고요. 아이디어와 끊임없이 다른 걸 찾으려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어요. (박)은석 선배님은 자존감이 낮아있고 처음이어서 겁이 많은 저에게 배우로서의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무대 위에 올라가면 두려울 게 없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줘 멘탈적으로 도움을 줬죠. 덕분에 행복하게 공연을 준비했어요.”
원진아는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것에 콤플렉스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힘들었어요. 이때까지 방에서 연습한 게 대부분이고 배우들과 날짜를 잡고 리허설하는 게 전부여서 내 연기에 파고들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거의 학교를 새롭게 온 기분으로 연습실에 오갔어요. 내공과 기술적인 면이 부족해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죠.
일찍 와서 그때그때 선배들을 다양하게 붙잡고 발성 연습하자고 하고 몸을 푸는 분들을 쫓아가 같이 몸을 풀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제 신 한 번만 언니 식대로 하면 안 돼요’, ‘오빠 제 대사 읊어주면 안 돼요?’라면서 다양하게 시도했어요. 전공자가 아닌 아쉬움을 연습으로 해소했죠.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현장에서 경험하지 않아도 마음만 열면 얻어갈 수 있어 콤플렉스는 지워진 것 같아요.”
순조롭게 첫 연극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더 발전한 연기자가 되리라는 희망을 보게 됐단다.
“저의 고질병인데 칭찬을 해줘도 마음이 조급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잘했어’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이 이상으로 잘할 수 없다는 뜻으로 느껴지고 더 잘해야 하는데 이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고 열심히 안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많았어요.
남들이 잘했다고 해줘도 만족할 수 없더라고요. 실수나 놓친 것만 보이고 발전을 더 할 수 없는 사람인가, 내 연기에 발전이 있는 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건가, 평생 이 직업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건가 고민의 시간이 늘어났어요.
이번에 공연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어요. 새로운 기술을 익혀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처절했어요. 톤, 발성, 대사 전달력의 차이가 있어 바닥을 보는 거 같았죠. 그때 이상하게 기쁨이 왔어요. 내가 여기서 하루하루의 숙제만 잘해나 가도 발전을 해나가지 않을까 희망이 보이더라고요.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사진= 유본컴퍼니, 샘컴퍼니, LG아트센터, ARTE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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