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어때]당신의 수치심은 이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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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은 그들의 권력과 돈이 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저자는 이런 수치심이 그들의 돈이 된다고 지적하는데, 여기서 그들은 "체중 관리 업체, 대형 제약회사" 등이다.
저자는 수치심이 심할수록 더 쉽게 현실 도피 수단에 빠져든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자각 능력'을 해결책으로 꼽으며 "약자를 탓하는 논리가 (수치심이 그들의 돈이 되는) 그런 현실을 떠받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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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은 그들의 권력과 돈이 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저자는 나름 성공한 인물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버나드 칼리지 수학과 종신교수로 재직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를 강력하게 옥죄는 콤플렉스가 있었으니 바로 비만이다.
박사 자격시험을 통과해 뛸 듯이 기뻤던 그 날 저자는 자축의 의미로 쿠키를 한판 굽기로 하고 마트에 들려 쿠키 재료를 구매했다. 계산대에 밀가루와 설탕, 초콜릿 칩을 올려놓았을 때, 가게 점원은 이런 말로 그의 수치심을 자극했다. “왜 이런 재료를 사는 거예요? 본인이 뚱뚱하다는 거 몰라요?”
이뿐 아니다. 저자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수치심을 자극받는 수많은 상황이 도사리고 있다. 저자의 학창 시절 학교에서는 매년 강당에서 공개적으로 학생 몸무게를 측정했다. 학생이 체중계에 오르면 보건교사는 큰소리로 몸무게를 외쳤고 체육 교사가 이를 기록했다. 당시 보육교사는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진짜 그렇게 많이 나가? 진짜 47㎏이야?”
저자는 이런 수치심이 그들의 돈이 된다고 지적하는데, 여기서 그들은 “체중 관리 업체, 대형 제약회사” 등이다. 비만이란 수치감이 다이어트 약물 판매율을 증가시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된 시각일 뿐 더 넓혀보면 수치감은 술과 마약 등 수치심을 달래는 ‘대처 수단’을 포함한다. 저자는 수치심이 심할수록 더 쉽게 현실 도피 수단에 빠져든다고 경고한다.
같은 맥락에서 빈곤 수치감은 사채업자들의 배를 불린다. 저자에 따르면 당국도 선한 존재가 아니다. 인생 역전을 노리는 빈곤층에게 복권을 팔아 이윤을 뽑아내고, 가난은 게으름의 산물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정부지원금 수령을 게으른 사람의 행동으로 치부하면서 세금을 아낀다. 아울러 “실패한 사람이 대가를 치르고 현재의 불행을 받아들이게” 하면서 원망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린다.
자극적인 광고 문구 역시 수치심을 자극해 돈을 번다. “질 냄새 안 나는 여자가 되세요.” 저자는 “우리 몸의 당황스러운 결합을 파고든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수익성이 높다”며 “시중에 나온 (보조) 식품은 5만 종으로, 지난 20년 동안 열 배 늘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수치심의 농락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자각 능력’을 해결책으로 꼽으며 “약자를 탓하는 논리가 (수치심이 그들의 돈이 되는) 그런 현실을 떠받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어 심리학자 도나 힉스의 주장을 근거 삼아 인간은 경멸, 배제, 불신 등을 경험하면서 존엄성이 아닌 수치심이 삶의 중심이 되고, 그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약자를 비난한다며 다른 모든 인간을 존중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한다.
대중의 수치심이 어디에서 기인하며, 그런 감정이 어떻게 이용당하는지,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 시작점이 ‘나’이며 자신의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셰임 머신 | 캐시 오닐 지음 | 김선영 옮김 | 320쪽 | 흐름출판 | 1만85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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