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21년 프로→‘스카우트’ 김광석 “직장인이 왜 힘든지 알겠어요”
김희웅 2023. 4. 7. 08:23
21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김광석(40)이 축구화를 벗고 스카우트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잔디 위에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익숙하지만, 최근 본지와 인천 축구센터에서 만난 김광석은 제법 ‘직장인’ 포스를 풍겼다.
김광석은 K리그의 전설이다. 본인은 ‘레전드’ 칭호에 “진짜 아니”라며 손사래 쳤지만, 21년간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은 게 이를 증명한다.
2003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김광석은 군 복무를 제외하고 2020시즌까지 줄곧 빨검(빨강+검정)의 유니폼을 입고 피치를 누볐다. 포항에서 찬란한 커리어를 쌓았다. K리그 2회(2007·2013) FA컵 3회(2008·2012·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회(2009) 등 포항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광석은 K리그의 전설이다. 본인은 ‘레전드’ 칭호에 “진짜 아니”라며 손사래 쳤지만, 21년간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은 게 이를 증명한다.
2003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김광석은 군 복무를 제외하고 2020시즌까지 줄곧 빨검(빨강+검정)의 유니폼을 입고 피치를 누볐다. 포항에서 찬란한 커리어를 쌓았다. K리그 2회(2007·2013) FA컵 3회(2008·2012·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회(2009) 등 포항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21년 커리어 말미를 향해 달릴 때는 흔쾌히 손을 뻗어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김광석이 입단한 후 매년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이던 인천이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지난해에는 K리그1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ACL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광석만의 힘은 아니었지만, 그가 팀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는 동시,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인천은 그의 공로를 높이 사 스카우트 보직을 제의, 인생 2막의 시작을 도왔다.
김광석은 “서른 살에 (은퇴)했으면 후회했을 텐데, 마흔 살이 넘으니 ‘드디어 끝났네?’라고 느꼈다. 스트레스가 엄청 심할 줄 알았다. 후회하는 선수들도 많고 더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는데, 나는 ‘다했다’, ‘이제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축구화를 벗은 김광석은 이제 직접 뛰는 것에는 미련이 없다. 왕왕 인천의 2군 코치 역할을 맡아 그라운드에 서는 그는 “남들은 축구할 때가 가장 좋다고 하는데, 나는 마흔 살까지 하니까 운동장에서 도와줘도 공 차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며 웃었다.
21년간 쉼 없이 달린 김광석은 애초 1년간 축구계를 떠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 조성환 감독, 임중용 전력강화실장과 긴 대화 끝에 팀에 다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인천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스카우트는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김광석에게 2년을 보장했다.
김광석은 “이런 제의를 하셔서 정말 놀랐다.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구단에) 받기만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내가) 줄 게 없다. 그저 열심히 좋은 선수를 관찰하고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고자 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좋은 선수를 발굴해야 하는 스카우트 특성상 외근이 잦다. 그러나 일정이 특별히 없는 날에는 사무실로 출근해야 한다. 인생의 절반을 프로 선수로 살아온 김광석에게는 낯설 만도 하다. 그는 “출퇴근이 왜 직장인들이 힘든지 알겠더라. 그 고통이 있다. 출퇴근이라는 압박감이 확실히 있다. 그것 빼고는 편하다”며 “주마다 구단에 보고서를 드리는데, 쓰는 게 힘들더라. 적응하니까 괜찮긴 하다”며 미소 지었다.
선수 시절 김광석은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K리그 통산 451경기를 소화한 그는 최다 출전 부문 역대 9위다. 스카우트로서도 ‘성실함’을 강점으로 내세운 김광석은 “성실하게 해야 많은 선수를 보고 그들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초짜 티 나고 무디지만, 성실한 습관으로 계속 보다 보면 나중에는 좋은 선수를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전설’을 마다한 김광석이지만, K리그 팬이라면 누구나 21년간의 노고를 인정한다. 그는 “올해도 팬들이 다시 포항 플레잉 코치로 왔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잘 살았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내 목표가 김광석이라는 사람이 좋은 선수였구나 하는 이미지를 심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은퇴할 때쯤 이룬 것 같다. 인천 팬들이 ‘지금 스카우트할 때가 아닌데’라는 말도 해줬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 보면 내가 좋은 선수였고 마무리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기나긴 프로 생활을 돌아봤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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