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비트]'노벨상 수상' 英 경제학자 "챗GPT, 주 4일제 도입 문 열어"
"인간 일자리 뺏기보다 더 늘려줄 것"
편집자주 - [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불게 한 오픈AI의 챗GPT가 직장인이 염원하는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이끌까. AI가 각종 직업을 대체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동시에 생산성을 높여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술은 빠르게 변화해도 기업이 천천히 도입"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가 4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챗GPT 혁명으로 주 4일 근무제로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매우 낙관적"이라면서 "업무로부터 우리의 웰빙을 확대할 수 있고 더 많은 여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쉽게 주 4일 근무제로 넘어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피서라이즈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제학을 전문으로 하는 경제학자다. 그는 2022년 3월 '피서라이즈 리뷰'라는 단체를 출범하고 업무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자동화로 인해 향후 10년 이내에 일자리 15~3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누가 가장 타격을 입을지, 이들은 어떻게 재취업해야 하는지, 불평등은 어떤 현상으로 이어질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서라이즈 교수는 기술이 감시나 개인정보 침해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그것(기술)이 직장에서 우리가 해왔던 재미없는 많은 일을 줄여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인류에게는 흥미로운 일들만 남게 된다"며 "비록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지만, 기업이 이를 천천히 도입하면 근로자의 전환은 덜 고통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AI 전문가들이 나서서 기술 개발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자고 공개서한을 내놓은 것에 대해 피서라이즈 교수는 "실제 타격을 미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거고 그 시간에 사람들은 적응하게 될 것"이라면서 "적응 기간 필요한 건 새로운 기술 숙련"이라고 말했다.
◆ "이메일 등 초안 대신 작성하면 업무 부담 ↓"챗GPT 열풍이 불면서 AI가 실제 경제에 미칠 영향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라는 부정적 요인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요인이 공존하면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현재로서는 예측 불가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이날 여러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주 4일 근무제를 위한 길을 닦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챗GPT를 포함해 생산성을 높이는 모든 기술이 주당 근무 시간 단축을 좀 더 쉽게 실현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AI가 미국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마크 무로 선임 펠로우는 "불확실성이 크고 AI의 개발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AI로 인해 생산성이 증진되면 주 4일 근무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특히 전문 직종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데드 네처 컬럼비아대 교수는 AI의 진보가 노동생산성을 키워줄 것이라면서 이러한 생산성 향상이 우리의 일을 줄여주는 필수 요건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추이 매켄지 파트너는 "대부분의 지식 근로자들이 이메일이나 문서, 디자인 등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면서 이 작업을 챗GPT가 수행하는 게 직장인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실직하지 않은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식으로 변화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대체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생산성 붐을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AI가 연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7%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일간 '빅맥'만 썩지 않았다…햄버거 회사가 답한 그 이유[햄버거 썩히기]④ - 아시아경제
- 4년간 女 5명과 결혼·동거…"드라마도 이렇게 못 써" - 아시아경제
- 라면·김밥 주문 후 동전 세더니 '주문 취소'한 모자…"대신 계산했는데 오지랖인가요?" - 아시아
- "靑 가면 죽는다 경고했는데 가겠나"…명태균 녹취파일 추가 공개한 민주당 - 아시아경제
- 이혼 전문 변호사 "율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아시아경제
- "설거지·가사도우미로 月160만원 벌며 살아보니" 최강희 고백 눈길 - 아시아경제
- '트럼프 측근' 된 머스크, 美 대선으로 29조원 벌어 - 아시아경제
-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내 사과 받아달라" 태도 돌변 - 아시아경제
- "짐 싸 캐나다 간다" 해리스 지지층 '캐나다 이주' 검색량 급증 - 아시아경제
- "감옥 보내고 수백만명 구하자"…北 대표부 건물에 걸린 '죄수 김정은'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