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에 300단계 거쳐"…타이틀리스트 볼의 비결

모든 BP에 전문 인력 배치
유효 특허만 1000여 개

타이틀리스트 대표 골프공인 'pro V1'과 'pro V1x'는 부동의 업계 1위다. 지난해 전 세계 주요 투어의 사용 비율은 73%로, 1949년 US오픈 이후 74년간 1위를 지켰다. 전 세계 주요 투어 선수 4명 가운데 3명은 pro V1과 pro V1x으로 경기를 치른 셈이다. 이러한 독보적인 기록의 비결은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하는 타이틀리스트 '볼 플랜트(BP)'에 있다. 공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무려 300여 단계의 절차가 이뤄지는 곳이다.

타이틀리스트 BP는 전 세계에 3곳 있다. 이중 대표 제품인 pro V1과 pro V1x를 제작하는 공장은 미국 메사추세츠 뉴 베드포드에 위치한 'BP3'와 태국 라용에 있는 'BP4'다. 두 공장은 제작 시스템부터 장비, 운영 노하우까지 모든 것이 동일하게 운영돼 어디서든지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타이틀리스트 BP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전문 인력이다. 전 세계 BP에 근무하는 모든 스태프는 미국 베드포드에 있는 BP2와 BP3에서 장기간의 훈련을 거친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1년에 한 번씩 미국 QA(품질 관리)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이렇게 근무하는 BP 생산팀 직원은 모두 1100여명에 이르며, 평균 재직 기간은 21년 이상이다.

골프공 제작은 코어 제작, 케이싱 레이어 몰딩, 코어 피니싱, 몰딩과 캐비티 준비 등 크게 12단계, 세부적으로는 300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가장 먼저 각종 재료와 고무, 색상 배합제 등을 타이틀리스트 배합 원칙에 따라 섞은 후, 이를 정확한 온도와 압력 속에서 압출·가공한다. 이 부분이 pro V1과 pro V1x의 코어가 된다. 다음으로 인젝션 몰딩 과정을 거쳐 케이싱 레이어 부분을 만든다. 케이싱 레이어란, 골프공 코어를 감싸는 부분으로 습기로부터 코어를 보호하고 볼 스피드를 높여 스핀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코어 부분에 우레탄을 몰딩하고, 페인팅·코팅 과정을 거쳐 전수 검사를 하면 모든 제작 과정이 끝난다. 마지막으로는 최종적으로 생산된 공이 타이틀리스트 기준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제시한 기준에 적합한지 점검하는 절차가 이뤄진다.

BP에서 진행되는 모든 제작 과정은 특허로 등록돼 관리된다. 현재 타이틀리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코어 제작, 커버 구성, 공법, 공기 역학, 제작 공정, 페인트, 잉크, 코팅 등으로 관련 유효 특허 개수만 1000개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타이틀리스트는 매년 50개~100개의 새로운 특허를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태국 BP4에서 생산되는 골프공은 하루에 27만 여개(2만2500더즌)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유럽 등지로 공급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타이틀리스트 pro V1과 pro V1x는 작은 골프공 안에 수많은 특허 기술이 담긴, 타이틀리스트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제작된 결과물"이라면서 "골프공 공정의 핵심 요소인 코어에서부터 커버 구성, 공법 등 모든 과정이 철저한 기준에 따라 진행돼 부동의 사용률·우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