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성장 위한 ESG 공시, 양극화 우려 [기자수첩-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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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투자의 중요한 평가 지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글로벌 ESG 제도화 움직임이 빨라진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ESG에 관련해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문제는 중소형 상장사들의 경우 ESG 공시를 준수하기 위한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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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단계적 의무화...기준 개발 및 독려정책 필요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투자의 중요한 평가 지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사업 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다만 이를 적용하는 기준과 속도가 우려스럽다.
정부는 최근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세부 기준 마련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글로벌 ESG 제도화 움직임이 빨라진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ESG에 충실한 기업은 주가가 오르거나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ESG에 관련해 기관투자자와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문제는 중소형 상장사들의 경우 ESG 공시를 준수하기 위한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관련 기관들에 컨설팅·인증을 받고 있다. ESG 컨설팅 비용은 평균 8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 인증 비용은 약 1500만원으로 알려져 있고 보고서 작성에 드는 돈 역시 1억원을 웃도는 실정이다.
중소형사들에게 따라가기 버거운 현안이 됐지만 기관들의 평가 체계가 모호하고 잣대 적용이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말 ESG 평가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낙제점인 D등급을 받은 코스피 상장사는 256곳으로 전년 12곳 대비 20배 넘게 급증했고 코스닥 역시 8곳에서 86곳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른 만큼 ESG 전환 과정에서 오는 진통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획일화된 강도를 요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 ESG 역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체득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저성장 시대에 기업의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미래 가치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때 ESG가 오히려 일률적인 잣대로 기업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해쳐선 안 된다. 모두의 지속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이 기업 간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국내 ESG가 특성에 맞춘 기준 개발과 중소형사들을 독려하는 정책적 지원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장기적인 성장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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