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는 왜 마한 문화의 중심성과 상징성을 이야기하는가?

2023. 4.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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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은 한국 고대 역사를 올바로 규명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을 담고 있는 수수께끼 상자다.

최근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마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센터 유치에 나선 지역의 활동에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게 마한의 후손인 나주인들은 마한역사 복원과 확산의 길을 외롭게 걸어왔다.

또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마한 역사의 중심지, 시민 활동의 중심지에 둥지를 트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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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중 마한포럼 대표

마한은 한국 고대 역사를 올바로 규명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을 담고 있는 수수께끼 상자다.

문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발굴조사도 충분하지 않아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물론 학계와 국립기관들의 노력으로 성과가 축적되고 있으나 삼국이나 가야에 비하면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최근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마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센터 유치에 나선 지역의 활동에 생각이 많아진다.

법을 제정하고 전담 기관을 설립하는 일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마한 역사를 연구하고 밝히는 데 많은 학자와 지역의 노력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이뤄낸 쾌거라 할 수 있다.

마한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단체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어렵게 이뤄진 여건이 그저 자치단체의 국립기관 유치의 치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1917년 반남고분군 발굴이 시작돼 나주인들은 고대 역사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반세기 동안 유적보존회를 결성해 스스로 자료를 모으고 학계의 연구조사를 열정적으로 지원했다.

행정에서는 국보, 보물, 사적 지정에 힘을 쏟았고 이를 보존·관리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전담 조직과 학예연구사를 배치하고 복암리고분전시관을 건립·운영해 왔다.

2014년에는 나주시민들이 국회에 올라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학술대회를 개최해 국회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토론 중 학교 현장에서 마한 역사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청소년 대상 마한역사교과서를 3차례에 걸쳐 개정판을 발간했다.

또 광주MBC에 마한다큐멘터리 제작을 의뢰해 마한 역사의 존재를 확산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는 마한인들이 나주 땅 곳곳에 남겨놓은 유산을 지키고 알리는 것을 역사적 사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한의 후손인 나주인들은 마한역사 복원과 확산의 길을 외롭게 걸어왔다. 광주·전남에서 마한과 관련해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되는 것이다.

그동안 이러한 활동에 어떠한 지자체도 관심을 보이거나 동참하지 않았다. 이는 마한 역사가 지역정체성의 중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 예산과 조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목소리를 높이고 비전을 선포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묻고 싶다. 구호를 외치고 사람을 모아 결의대회를 하는 것으로 마한 역사가 제대로 서는 것이 아니다. 또한 묵묵히 이 길을 걸어온 지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영산강의 중심지 나주가 마한 역사의 중심성과 상징성을 대표하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마한 역사의 중심지, 시민 활동의 중심지에 둥지를 트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알을 낳고 품고 키워본 곳에서 새 알을 낳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치이다. 센터를 지자체의 간판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키울 줄 아는 지역에서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

국립나주박물관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나주에 자리를 잡고 1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기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성장해 온 나주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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