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0억짜리 '마이바흐 풀만' 고치는 곳은 따로 있다
외관부터 정비 인력까지 '프리미엄'
EQ·마이바흐·AMG 전담팀 운영… 국내 유일
한성자동차 경쟁력 더 커져… 수익 더 늘듯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라인업인 마이바흐의 리무진 모델 '마이바흐 풀만'은 고장이 나면 어디에서 고칠까? 전국 서비스센터 어디로든 입고시킬 수 있지만, 3t에 달하는 이 차를 들어올릴 수 있는 기계는 전국 단 한 곳에만 있다.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성동 서비스센터다.
6일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 '마이바흐존'에서 만난 김민준 마이바흐 전담팀 테크니션은 3t 짜리 마이바흐 풀만을 가벼운 조작만으로 거뜬히 들어올렸다. 여느 카센터에나 손쉽게 들어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독일 '루스밤'의 리프트를 보유한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김 테크니션은 "마이바흐 풀만을 들어올릴 수 있는 기계는 전국에 이곳이 유일하다. 마이바흐 뿐 아니라 전기차, 지바겐 등 육중한 차량은 일반적인 센터에서는 들어올릴 수 있는 장비가 거의 없다"며 "각 차량을 고칠 수 있는 전담 기술자를 모두 갖춘 곳도 성동서비스센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김 테크니션을 비롯해 이날 한성자동차 성동 서비스센터에서 만난 모든 테크니션들은 하나같이 정비 전문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벤츠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 자동차에서도 가장 상위 서비스센터인 성동 서비스센터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근거 있는 자부심'이다.
한성자동차 성동 서비스센터는 지난해 8월 확장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의 벤츠 서비스센터다. 벤츠의 최대 딜러사이자 2대 주주이기도 한 한성자동차가 규모는 물론 정비 수준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려 한 곳에 모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상주직원만 137명, 하루 입고되는 차량만 약 250대에 달한다.
실제 이곳에서는 벤츠의 '모든' 차량을 수리할 수 있다. 기본적인 라인업은 물론 헤일로브랜드(고성능 AMG·전기차 EQ·프리미엄 마이바흐)를 위한 정비존과 전담팀도 따로 운영된다. 전국에 있는 벤츠 서비스센터 중 가장 상위센터인 셈이다. 라운지를 꽉 채운 럭셔리함은 덤이다.
울프 아우스 프룽 한성자동차 CEO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비스센터라는 의미로, 우리는 성동서비스센터를 '엑설런스(excellence)'라고 부르고 있다"며 "고객들과의 접점을 모두 디지털화 하고, 전문성을 갖춘 수준높은 서비스로 더 프리미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1위' 벤츠 인기비결 뒤에는 '전문성' 있다
성동서비스센터는 지하 3층부터 지상 8층 규모로, 2층부터 7층까지가 도장, 수리 등 차량 정비를 위한 곳으로 구성됐다. 각 층에는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서만 구비된 전문 장비와 인력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7층 도장존에서는 최첨단 부스와 균일한 조색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원색에 가까운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가 마련됐다. 일반적인 서비스센터에서 도장 전문가들이 눈대중으로 색을 구현한다면, 성동 서비스센터에서는 색을 구분해주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 정확한 색상을 구현한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사람의 눈으로 볼때 모두 같아보이는 검정색도 다른 색으로 구분해낸다.
안성호 도장부 팀장은 "성동서비스센터는 스캐너 페이크 판독기를 통해 최대한 이색 없이 차량과 가까운 색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는 워낙 고가의 장비이다보니 잘 사용하지 않고, 그러다보면 색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성자동차 성동 서비스센터는 충돌사고로 형편없이 찌그러진 차량도 완벽하게 복원해 낸다. 테크니션들의 능력도 출중하지만 최첨단 장비의 도움도 뒷받침된다.
차체수리를 위한 5층 판금 존에는 최첨단 3D 계측 장비인 카올라이너를 활용해 사고 후 틀어진 차체를 복원한 차량이 준비돼있었다. 카올라이너는 차량이 사고 후 얼마나 틀어졌는지 10mm, 5mm, 1mm 수준까지 미세하게 측정해낼 수 있는 장비다.
수리 작업을 마친 차량에 연결된 3D 모니터에는 모든 부분이 0~3mm 수준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평균적인 오차범위는 3mm로, 신차 수준으로 원상복구 됐음을 의미한다. 판금존에는 국내 벤츠 딜러사 내에 단 2명 뿐인 알루미늄 용접 기술자 중 한 명이 근무하고 있다.
3층 마이바흐와 AMG존 들어서자 2대의 거대한 전용리프트가 눈에 들어왔다. 간단한 조작 만으로 3t에 달하는 마이바흐 풀만을 자유자재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데, 국내 벤츠 서비스센터 중 성동 서비스센터에만 유일하게 이 장비를 운영한다. 전국에 있는 마이바흐 풀만은 모두 이곳에서 수리된다는 의미다.
특히 이곳에서 일하는 김민준 테크니션은 'AMG 엑스퍼트'를 이수한 사람에게만 부여되는 뱃지를 보유한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AMG 엑스퍼트는 진단, 수리, 엔진, 트랜스 미션, 하체 등 AMG 전반에 관련된 수준 높은 교육을 이수한 후 부여 받는 자격으로, 한성자동차 전체 402명의 테크니션 중 단 19명만 갖고 있을 정도로 까다롭고고 어려운 과정이다. 성동 서비스센터에는 김 테크니션과 같은 배지를 가진 테크니션이 3명이나 더 있다.
김 테크니션은 "특성화 교육을 완료한 전문 테크니션 뿐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에서 인증을 받은 특수 공구 풀세트와 부품도 모두 구비하고 있다"며 "조금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기때문에 작은 스패너 하나까지도 모두 인증받은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벤츠에서 전기차인 EQ라인업을 늘리면서 전기차와 관련한 전문 수리존도 있다. 4명의 전담팀이 일하는 2층 EQ존에서는 배터리 성능 체크와 세이프티 모듈을 통해 최적화된 작업이 가능하다.
2대주주 한성자동차의 경쟁력… 많이 번 만큼 서비스 수준 높였다
이미 벤츠 딜러사들 중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있던 한성자동차의 위치는 성동 서비스센터로 인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력면에서나 시설면에서나 타 딜러사에서 구현하기 힘든 수준의 시설을 갖춘 만큼 벤츠 고객들이 성동 서비스센터로 몰릴 여지가 크다.
판매 뿐 아니라 정비 서비스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수입차 딜러사 특성상 이미 2대주주로서 벤츠 최대 딜러사 지위를 가진 한성자동차의 수익 독식도 정해진 수순이다. 한성자동차의 매출액은 2021년 기준 3조3386억원, 영업이익은 521억원이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의 매출은 한성자동차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벌어들이는 만큼 시설과 정비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은 국내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를 통해 국내 벤츠 오너들은 더 빠르고, 더 전문적인 애프터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마이바흐나 AMG와 같은 고가 차량들에 대한 수준 높은 정비서비스는 국내에서의 브랜드 인식 제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성동서비스센터에서 정비 기술과 수준을 높이면 그것은 곧 벤츠 딜러사들 전체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입차 브랜드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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