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전기차 보조금 요건 완화로 동맹국간 이익 도모해야"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 보조금 요건을 완화해 한·미 동맹국간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한·미 양국 간 동맹국으로서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별로 상호 협력해야 할 과제들을 정리한 '한미 경제협력 10대 이슈'를 7일 발표했다.
미국 내 반도체 및 전기차 보조금 요건 완화 등으로 동맹국 간 상호 이익 도모
먼저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 요건 완화를 들었다. 미국은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반도체 지원법'으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업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칩4 동맹’ 등에 따른 한미 협력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202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발표한 미국 내 투자계획은 40여건, 총 투자규모는 2000억 달러(약 247조 36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기업들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초과 이익 공유 등 보조금 신청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조금 중 최종생산지 요건을 유예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IRA은 전기차 보조금 요건으로 최종 조립 조건, 배터리 핵심광물 조건, 배터리 부품 조건 등 동맹국이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한경연은 ‘북미 최종 조립’ 세액공제 요건을 현대자동차 조지아 공장 완공 예상 시점인 2025년까지 유예하고,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 요건에 대해서도 FTA 체결국에서 동맹국으로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한미 기업 간 기술 개발과 투자 협력 강화
배터리 분야 합작법인을 통한 협력도 강조했다. 배터리의 경우, 한국은 배터리 기업과 미국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합작투자를 통한 협력이 늘어나는 추세를 이용해 북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미국은 자국 내 투자 및 생산시설 확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봤다.
예컨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 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협력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협력도 주장했다. 디스플레이에 대해서 한경연은 한미 기업 간 공급계약 확대 및 기술 개발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3500PPI 수준 올레도스 제작을 요청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핵심 소재 독점기업인 미국 UDC와 공급계약 연장 및 소재 공동 개발 등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과 OLED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한미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연구개발 및 제조 분야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생산 이니셔티브’ 출범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제약바이오 관련 제품의 미국 내 연구·제조·생산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은 국내 업체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양국 정부 간 채널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과 한미 기업의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수소 에너지의 경우, 한미 양국 정부가 청정수소인증과 기술기준, 표준 등 관련 제도의 정비와 함께 미래 국제수소 거래 활성화 방안 주도하고, 민간 분야에서 기술과 투자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과 미국 메사추세츠공대 전기자동차팀은 수소연료전지 오토바이 개발 위한 파트너십 체결했으며, 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는 미국 병원에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EPC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이 될 도심항공모빌리티 분야에 있어서는 한미 기업 간 AI, SW, 클라우드 기술협력 등을 통해 기술 개발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내 UAM 독립 법인 ‘슈퍼널’ 설립하고, 미국 글로벌 기업인 MS, IBM, 인텔과 협력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경연은 국토부 주도하에 추진되고 있는 국내 UAM 상용화 프로젝트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그랜드챌린지(K-UAM GC)’에 SKT-Joby aviation 등 한미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로보틱스에 대해서는 민간 기술교류 강화 및 정부 간 대화채널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한미 양국 간 투자는 물론, 국내에 기업 간 리서치 센터 설립·관련 장비 업체 유치 유도 등 미국 원천 기술 도입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소방청(FDNY)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팟'을 2대 구매하는 계약 체결하고 미국 소방 현장에 투입 예정이다.
우주·항공산업 민간 협력 확대 및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요청
한경연은 한국 정부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을 출범 ‘2045년 화성 진출’ 등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주개발 최강국인 미국과의 우주협력에 나서 한·미 동맹을 우주까지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분야의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록히드 마틴과 컨소시엄 결성해 50조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예상되는 미국 공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ATT)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봤다.
끝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재계의 유치 홍보 활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강조했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자유주의 국가 간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은 필수적 사항”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기술협력과 투자로 이어져 양국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고 한미 양국 간 상호이익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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