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36조 증가, 주식 팔고 저축 늘렸다
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순자금운용)이 전년 대비 약 36조원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추경 집행 효과 등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금리 상승,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주식·부동산 투자는 줄어든 영향이다. 갈 곳 잃은 여윳돈이 은행에 몰리면서 지난해 가계 금융자산 중 예금 비중(43.5%)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82조8000억원으로 전년(146조9000억원) 대비 35조9000억원 늘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채권·주식·보험 등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회사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체인데 순자금운용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굴릴 돈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가계 자금조달 규모는 80조6000억원으로 1년 전(193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대출금리가 치솟자 가계에서 대출 규모를 대폭 줄인 영향이다. 2020년 171조7000억원, 2021년 189조6000억원 등 한해 150조원을 넘었던 대출 규모는 지난해 66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2년 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조어가 유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운용 규모는 263조4000억원으로 전년(340조3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안전자산인 저축성예금(82조2000억원 → 182조9000억원)과 채권(-29조7000억원 → 13조) 투자가 불어난 반면, 국내외 주식(112조9000억원 → 40조6000억원) 투자는 급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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