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욕 360만원…항공편 늘어도 요금 왜 안 떨어지나

이수기 2023. 4. 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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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모씨는 최근 미국 뉴욕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길에는 국적 항공사를 이용했다. 왕복 비행기 값은 360만원. 비싼 요금에 주저하긴 했지만, 업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대안이 없었다. 강씨는 “급하게 결정된 출장이어서 어쩔 수 없이 비싼 값을 치르고 비행기를 타야 했다. 개인 여행이었다면 절대 이용할 수 없는 가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글로벌 항공 업계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항공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현재 대한항공 인천~중국 베이징 노선의 경우 일반석 왕복 티켓 가격(세금·유류 할증료 포함)은 45만5200~83만8200원이다. 인천~미국 애틀랜타 노선의 일반석은 194만1400~521만400원에 이른다. 가격이 제일 저렴한 좌석은 그나마 10석이 되지 않는다.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팔리는 게 기본이다. 노선에 따라 다르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0~25%가량 항공권값이 올랐다.

국내선인 김포~제주 노선 역시 주말 편도 기준으로 티켓값이 10만원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항공요금이 연일 고공행진 중인 건 아직 공급이 충분히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현재 미주 노선 운항률은 2019년 대비 94%까지 회복했지만, 중국 운항률은 45%(주 122회), 일본은 60%(주 133회) 선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의 전체 노선 운항 횟수는 현재 주당 622회다. 2019년 4월 대비 67%에 그친다.

사정은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LCC가 최근 공격적으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단거리 노선 취항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국내선 가격이 꺾이지 않는 한 요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제선을 띄우지 못했던 LCC들은 대신 제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선 운항 편수를 대거 늘렸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4월 1일 기준 116편의 국내선을 운항했지만, 올해는 74편이다. 대신 같은 기간 국제선은 3편에서 110편으로 크게 늘었다.

항공사 역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고민 중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일단 운용하는 기체 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19년 4월 초 당시 운용 기체가 45대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37대만 운용 중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운용 기체 역시 81대에서 77대로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중 일본 등 취항지의 현장 조업 인력을 줄인 탓에, 공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일부 정부가 아직 하늘 빗장을 완전히 풀지 않고 있는 영향도 크다.

반면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펜트 업(Pent up·억눌렸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 수요와 맞물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각 항공사의 운항 신청 상황을 집계한 결과 이달 일평균 운항은 724회, 일일 여객은 14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19년 4월 대비 각각 73%, 75% 수준으로 회복한 수치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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