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턱에서 또 고배...역대급 챔프전...조연으로 남은 '배구 여제'
안희수 2023. 4. 7. 00:03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또다시 국내 무대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혼신을 다해 고군분투했지만, 한 발이 부족했다.
김연경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 출전, 30득점·공격 성공률 45.45%를 기록하며 실력을 다 보여줬지만, 팀의 세트 스코어 2-3 패전을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도로공사에 우승을 내줬다. 2008~09시즌 이후 V리그 정상 등극을 노린 김연경은 2020~21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1세트 내내 잠잠했던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15-12로 앞선 상황에서 첫 득점했다. 이전까지는 세터와의 호흡도 맞지 않았고, 공격도 힘이 없었다. 하지만 기세를 탄 뒤 상대 서브 리시브가 네트 위를 넘어왔을 때 다이렉트 오픈 공격으로 연속 득점했다.
흥국생명은 접전 끝에 1세트를 잡았다. 김연경 '쇼타임'은 2세트부터 시작됐다. 팀의 첫 5점 중 3득점을 책임졌고, 8-7로 앞선 상황에서도 대각선 오픈 공격을 해냈다. 기세를 빼앗기고 추격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가 추격을 이끌었다. 17-20에서 상대 코트 빈 위치를 노려 침착하게 득점한 뒤 '진정하자'는 제스추어로 팀원들을 독려했다. 19-20에서는 동점 득점을 터뜨리며 삼산월드체육관을 열광시켰다. 팀이 20-22로 지고 있을 때도 만회하는 득점을 해냈다. 21-23에서도 퀵오픈을 성공시켰다.
흥국생명은 정작 김연경이 활약한 2세트는 먼저 25번째 점수를 내줬다. 23-24에서 김미연의 오픈 공격이 배유나에게 가로막혔다.
김연경은 2세트 1-0, 4-2, 5-3 상황에서 호쾌한 득점을 해내며 분위기 전환을 이끌었다. 1세트 가라앉았던 자신의 공격력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 김연경이 살아나자, 잠시 주춤했던 옐레나도 시너지를 냈다. 흥국생명은 12-7, 5점 차로 앞섰다.
김연경은 상대가 추격 기세를 탄 상황에서도 찬물을 끼얹는 공격을 보여줬다. 몇 차례 공격권이 오가던 랠리가 이어졌던 13-10에서 깔끔한 득점을 해냈다. 14-11에서도 다시 4점 차로 벌리는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이런 양상은 계속 이어졌다. 도로공사가 강점인 블로킹을 앞세워 추격하면, 김연경이 3~4점 차로 벌리는 득점을 계속해냈다. 팀 20번째 득점, 21번째 득점도 그가 해냈다.
하지만 김연경의 맹폭에도 불구하고, 흥국생명은 20-23, 3점 앞선 상황에서 연속 공격 범실을 범하며 홀린 듯 무너졌고, 캣벨에게 연속 실점하며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김연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박빙 승부가 이어졌지만, 평점심을 유지했다. 20-21에서 시간차 공격을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동점에서 올라온 토스까지 다시 상대 코트에 꽂으며 기어코 역전을 이끌었다. 23-23에서도 최소한 듀스를 확보하는 득점을 해내며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대들보 김연경이 팀을 캐리한 흥국생명은 결국 옐레나가 25번째 득점을 해내며 기어코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김연경의 분투는 5세트도 고비마다 득점하며 분투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발이 얼어버린 동료들은 그를 지원하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5세트 13-15로 내줬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난 순간 후배들과 포옹을 나누며 독려했다. 배구 여제도 막지 못한 도로공사의 기적 실현이었다.
김연경은 해외 무대를 누비며 세계 최정상 선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범세계적 악재가 생겼고,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2020~21시즌을 국내 무대 친정팀(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흥국생명은 엄청난 페이스로 우승을 향해 달렸지만, 2021년 2월 불거진 학폭(학교폭력) 이슈로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팀을 떠난 뒤 급격히 전력이 약해졌고, 정규리그 1위도 GS칼텍스에 내줬다. 김연경은 흔들린 팀 분위기를 수습해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지만, 최종 무대에서 GS칼텍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은 도전자 입장에서 시즌을 치렀다. 현대건설이 개막 1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사이 김연경은 흥국생명을 잘 이끌며, 1위를 탈환하고 지켜냈다.
하지만 최종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한 2022~23 챔프전. 배구 여제가 조연이 됐다.
인천=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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