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V2] 강하게 큰 신인왕 이윤정, 이제는 우승 세터

안희수 2023. 4. 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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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 사진=KOVO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가 정상에 올랐다. 열세로 전망된 흥국생명과의 일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젊은 새 주전 세터의 성장이 큰 힘이 됐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3-15)로 승리했다. 1·2차전 연패 악재를 딛고, 내리 3연승을 거뒀다. 역대 챔프전에서 최초로 리버스 스윕을 해냈다. 팀 창단 2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도로공사는 2017~18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대표 공격수로 올라선 박정아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한 효과였다. 물론 전·현임 국가대표들이 즐비할 만큼 다른 포지션 전력도 좋았다. 

도로공사는 2018~19시즌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에 챔프전에서 밀렸지만, 리그 대표 강팀 전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6위까지 떨어졌다. 2020~21시즌도 4위에 그쳤다. 

변화는 주전 세터이자 최고령 베테랑이었던 세터 이효희의 기량 저하(2019~20)와 은퇴 여파(2020~21)였다. 이후 이고은이 팀 주전을 맡았지만, 다른 선수들의 전력을 극대화하진 못했다. 

도로공사가 짧은 침체기와 가장 달라진 점은 새 주전 세터가 등장한 것이다. 이윤정 얘기다. 실업팀에서 입단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그는 전반기는 백업이었지만, 곧 이고은과 비슷한 세트를 소화할 만큼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시즌 신인왕에 오를 만큼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줬다. 

올 시즌은 이고은이 페저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며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유독 세터에게 주문이 많은 김종민 감독의 조련 속에 강하고 대차게 성장했다. 김 감독은 도로공사가 이긴 경기 뒤에도 이윤정의 경기 운영이 부족했다고 꼬집었고, 이윤정은 그런 사령탑의 지적에 샐쭉한 모습을 감추지 않는 당돌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귀와 가슴에는 조언을 새겼다.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PS)을 치르며 "이윤정이 아니면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다"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이윤정이 챔프전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야 흥국생명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정감이 생겼고, 창의적인 플레이도 나오기 시작했다. 

챔프전에서도 그랬다. 전임 이효희처럼 노련할 순 없고, 때로는 너무 뻔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패기로 도로공사의 우승을 이끈 세터가 됐다. 도로공사의 2023~24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인천=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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