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논강압 상권, 앞으로도 흥행할까...저점 창업·권리금 투자하기 좋지만‘강남 이름값’에도 가성비는 떨어져 [커버]
모처럼 분위기가 좋아진 서울 강남 상권 훈풍은 계속 이어질까. 가로수길·논현역·강남역·압구정로데오(이하 가논강압) 상권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논강압 상권에는 나름의 호재도 있다. 강남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을 지나 3호선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지난해 개통했다. 신분당선이 향후 용산과 고양 삼송지구까지 연장될 예정이라 강남 대장 상권의 유동인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압구정로데오의 경우 신분당선 효과는 없지만 다양한 업종에서 골고루 매출이 일어나는 상권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인근 가로수길처럼 의료 서비스 매출이 강세를 보이면서도 커피숍이나 주점으로 2차 소비가 상대적으로 활발히 이뤄진다.
또한 가로수길과 압구정로데오 상권은 기본적으로 소비층의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이다. 이들 상권의 성형·미용 시술, 명품 수요가 주변으로 확산되고 여기서 돈을 번 이들의 소비가 증가하는 ‘낙수 효과’가 나타난다면 강남역, 논현역 상권도 덩달아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가의신’을 운영하는 권강수 트라이콘 대표는 “애초에 가논강압 상권은 대부분 오피스와 주택 상권을 겸하는 곳들이라 큰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이렇자 일각에서는 지금이 가논강압 상권에 창업·투자하기 적합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 상권이 살아난 상황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전에 자리를 선점하면 저점에 ‘강남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다만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다. 서울 주요 상권 매출이 오르는 추세라지만 임대료도 덩달아 오른 탓에 막상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2022년 상가 임대차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 임대료 대비 매출액 배율이 ▲논현역 4.5배 ▲강남역 3.3배 ▲압구정로데오 3.5배 수준에 그친다. 강북권 주요 상권인 ▲을지로3가 6.5배 ▲성수카페거리가 8.6배인 점을 감안하면 강남 상권 ‘가성비’가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남권’ 프리미엄만 믿고 무작정 창업하는 것은 경계하라는 조언도 뒤따른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엔데믹 이후 상권 회복세가 뚜렷하다지만 치솟는 임대료와 물가를 이겨낼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고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장사 경험이 없는 예비 자영업자가 쉽게 창업에 뛰어들기 위험하다는 얘기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3호 (2023.04.05~2023.04.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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