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한국도로공사 미친 질주, 김연경 대관식마저 저지

V-리그 역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 '우승'
현대건설 이어 김연경 앞세운 흥국생명까지 밀어내

한국도로공사가 현대건설에 이어 흥국생명까지 밀어내고 여자배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이다.

무려 6125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시즌 최다 관중으로 흥국생명의 올 시즌 7번째 홈경기 매진이다. 그에 걸맞은 명경기가 펼쳐졌다. 3시간에 가까운 대접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도로공사는 첫 세트를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전승을 일궜다. 도로공사는 캣벨(32점), 박정아(23점), 배유나(18점)의 공격과 이윤정의 안정적인 토스, 리베로 임명옥의 투지가 빛났다.

반면 정규리그 우승팀 1위 흥국생명은 부담이 큰 탓인지 고비에서 범실이 터져 나왔다. 5세트 첫 실점도 리시브가 아쉬웠다. 서브 범실로 5세트 10점 고지를 내줬고, 마지막에는 박정아 공격을 막지 못하며 최악의 역전패를 당했다. 옐레나와 김연경이 각각 35점, 30점을 올렸지만 웃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1~2차전을 모두 내준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팀이 됐다. 0%의 확률을 깬 팀이다. 2007-08시즌 GS칼텍스, 2008-09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정규리그 3위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도로공사는 시즌 막판부터 미친 질주를 시작했다. 시즌 후반 4연승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하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온 도로공사의 저력은 대단했다. 인천 원정서 치른 1~2차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도로공사는 홈 김천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응집력을 과시하며 3~4차전 모두 세트스코어 3-1 역전승했다.

체력적인 열세 속에도 ‘쌍포’ 캣벨-박정아 위력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졌고, 베테랑 정대영-배유나는 결정적 순간 흥국생명의 공격을 가로막았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세터 이윤정도 챔피언결정전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해 쌍포의 위력을 높였다.

그 힘을 바탕으로 0%의 기적을 쓴 도로공사의 미친 질주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대관식마저 저지할 만큼 강렬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