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5 노린 흥국생명, 도로공사 '0%의 기적+최초 기록' 희생양

안희수 2023. 4. 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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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사진=KOVO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기적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에 주인공을 내줬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로 패했다.

김연경이 고비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30득점했지만, 대관식은 열리지 못했다. 3세트 막판 홀린 듯이 무너졌고, 5세트는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통합 우승, 5번째 챔프언 우승을 노렸지만 도로공사를 넘지 못했다. 1·2세트를 먼저 잡고 우승을 하지 못한 역대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를 아았다. 

흥국생명은 초반부터 기세를 잡았다. 상대 '쌍포' 박정아와 캣벨은 체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스파이크에 힘이 없었다. 흥국생명은 김해란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줬고, 김미연과 옐레나가 공격을 주도하며 꾸준히 득점하며 8-4까지 앞섰다.  

3·4차전을 잡은 도로공사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캣벨과 문정원이 연속으로 수비 성공하며 얻은 기회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줬고, 흥국생명은 이를 막지 못했다. 9-7, 2점 차에서 옐레나의 오픈 공격은 정대영의 블로킹에 막혔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정대영에게 바로 오픈 공격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옐레나가 다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연속 득점하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12-10에서는 이주아가 박정아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이주아는 이어진 상황에서도 혼전 속에 재치 있는 터치로 득점을 했고, 14-11에선 서브 득점까지 했다. 

15-12에선 기다리던 김연경의 첫 득점도 터졌다. 그전까지 시도한 공격은 번번이 상대 블로커 벽에 막혔고, 세터와의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기세를 탄 김연경은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의 서브 리시브가 네트를 넘어오자, 다이렉트로 꽂아 넣으며 연속 득점했다. 흥국생명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막판 도로공사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옐레나가 해결사 능력을 발휘하며 결국 25-23으로 1세트를 잡았다. 

도로공사의 힘은 만만치 않았다. 2세트 초반부터 거세게 반격했다. 흥국생명은 12-12에서 2번이나 동료들끼리 충돌하는 어수선한 수비 속에 정대영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이어진 상황에서도 배유나에게 이동 공격을 내줬다. 1세트 펄펄 날았던 옐레나의 오픈 공격은 캣벨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기세를 내준 흥국생명은 20점 진입 뒤 김연경이 분전하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2세트 초반부터 살아난 도로공사 에이스 박정아를 막지 못해 세트 포인트를 내줬다. 23-24에서 김미연이 시도한 공격이 배유나에게 가로막히며 먼저 25번째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기세를 내준 상태로 맞이한 3세트 초반 분위기 싸움을 잘 해냈다. 상대 범실로 첫 득점, 김연경이 시간차 공격으로 1점을 더 냈다. 세터 이원정은 2세트 기세가 살아난 박정아의 오픈 공격을 1인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이후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며 다시 분위기를 바꿨고, 김미연도 7-5에서 서브 리시브를 받은 뒤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좋은 리듬으로 득점까지 해내며 포효했다. 

흥국생명은 이후에도 꾸준히 3~4점 차 리드를 잡았다. 김연경이 도로공사가 추격할 때마다 득점으로 흐름을 끊어버렸다. 21-18에서는 김채연이 박정아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사기까지 꺾어버렸다. 

20점 진입 뒤 이상한 기류가 퍼졌다. 흥국생명 옐레나와 김미연이 20-23에서 연속으로 공격 범실을 범한 것. 이어진 공격도 실패하며 실점 위기에 놓였고, 캣벨에게 연속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동점과 역전까지 내줬다. 홀린 듯 무너졌고, 세트 포인트(23-24)에서도 캣벨을 막지 못해 마지막 실점을 내줬다.  

흥국생명은 벼랑 끝에서 다시 끌려갔다. 하지만 12-13에서 옐레나, 14-14에서 김채연이 캣벨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전세 역전을 이끌었다. 앞선 2·3세트처럼 다시 후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엔 김연경이 득점 쟁탈전 전면에 나서며 팀을 지탱했다. 김연경은 팀의 21·22·24번째 득점을 모두 해냈다. 

극적으로 만든 5세트 승부. 시작부터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블로킹도 2연속 당하며 4-7, 3점 차까지 밀렸다.

하지만 상대 서브 범실, 힘이 남아 있는 김다은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다시 1점 차로 추격했고, 김연경도 추격 사정권을 벗어나지 않는 득점을 해냈다.

운명의 비디오 판독이 흥국생명을 외면했다. 12-13에서 박정아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은 받았지만, 재차 이뤄진 도로공사에 판정 신청에서 블로커 터치 아웃이 인정됐다. 전세가 넘어갔고, 결국 흥국생명은 매치 포인트에서 박정아에게 마지막 점수를 내줬다. 

안희수 기자 

인천=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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