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은행 부당이익 환급 주장'...말이 되나

박준이 2023. 4.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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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시중은행의 부당 이자를 환급하도록 하고, 초과이익의 10%를 서민자활계정에 출연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금융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법 개정안에는 은행이 예금보험료나 지급준비금과 같은 법적 비용을 부당하게 대출이자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최근 5년 이내의 부당한 이자를 대출자에게 환급하도록 하는 내용과 대출자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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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부당이자 환급·횡재세 징수 추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글로벌 스탠더드 안 맞아”
금융사 투자심리 위축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시중은행의 부당 이자를 환급하도록 하고, 초과이익의 10%를 서민자활계정에 출연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금융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재명 강조하자 野 입법 드라이브

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는 지난 5일 국회에서 '대출금리 부담 완화' 입법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3개의 법안을 발의했다. 은행법 개정안에는 은행이 예금보험료나 지급준비금과 같은 법적 비용을 부당하게 대출이자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최근 5년 이내의 부당한 이자를 대출자에게 환급하도록 하는 내용과 대출자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을 통해 기준금리가 연 1%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금리급상승기에 은행 이자순수익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의 10%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도록 했다. 이는 초과 이익분에 세금을 징수하는 취지로 그간 민주당이 주장해왔던 '횡재세'적 성격을 띤다.

이는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강조해온 민생, 그중에서도 전면에 내세운 경제 대책의 일환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의) 메시지 기조의 한 축인 민생경제, 그중에서도 생활 밀착 이슈인 금리, 대출 문제"라며 "심각한 금리 문제 때문에 당 차원의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최근 모든 성인이 1000만원 등 일정 한도 내에서 저금리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기본대출' 의제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은행권 반발, 당내서도 우려 나와

은행권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6일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생각해 보면 상당히 맞지 않는 이야기”라면서 “금융이라는 게 국내에서만 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 중심 경제이니 그런 의견들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 역시 “자발적으로 상생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 초과수익 강제 환수를 법제화하는 건 은행권의 자발적 사회공헌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 우려도 나온다. 금융사의 이익을 강제 환수할 경우 특히 외국인 투자 유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도 주주가 있는데 회사가 성장하거나 이익을 내면 배당 수익을 주는 등의 투자 동기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면서 “은행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내주 각 은행 의견을 취합해 당국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법제화 시 은행에 미칠 영향이 상당한 만큼 대응방안 마련도 고심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과 업권 논의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니 지켜보고 있다”면서 “수용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는 실무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당 이자 환급 등 법안에 대해 "자본시장에서 주식회사의 수익을 가지고 소위 '십일조'를 내라고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경제 정책을 내는 건 좋지만 지나치게 반시장적인 정책을 내선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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