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자 성추행…국대 출신 쇼트트랙 코치 징역 3년

미성년자 제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주니어 쇼트트랙팀 전 코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전직 쇼트트랙팀 코치 이모씨(45)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빙상경기장에서 주니어 쇼트트랙 코치로 활동하면서 ‘마사지’를 핑계로 미성년자인 제자들의 신체 부위를 주무르고 만진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빙상경기장 지하 라커룸에서 두 차례 이상 반복됐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피해자의 옷을 벗게 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 측은 공소사실 중 ‘매주 3회씩 동일한 방법으로 추행했다는 부분은 특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 진술이 구체적이고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 특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 범행 일시와 횟수가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로 특정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는 청소년 대표로 뽑힐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쇼트트랙 선수 10여명이 소속된 팀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수상한 행적을 포착한 학부모들이 지난해 11월 이씨를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재판부는 “이씨는 코치로서 제자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 신체 부위를 만지는 방법으로 강제 추행했고 범행 대상, 피해자 수,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비춰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들이 엄벌을 바란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가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범행 시 행사한 유형력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 볼 수 있다”며 “이씨는 과거 동종범죄 처벌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