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대사관 연다…中서 만난 외교수장들

6일 베이징서 공동성명 발표
항공기 운영 및 비자 발급 문제도 논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외교 수장들이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력 등을 논의했다. 양국의 관계가 정상화된 것은 2016년 단교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베이징에서 회담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지난달 합의에 따라 다음 달까지 대사관·영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대사관은 양국 수도에, 영사관은 각국 이슬람 성지인 제다와 마샤드에 설치될 계획이다.

파이살 장관과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정부 관리는 물론 민간인이 양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항공기 운영 및 비자 발급 문제도 논의했다. 향후 실무팀이 만나 기술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두 장관은 지난달부터 세 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회담 장소와 일정을 정했다. 이란 관리는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로 양국의 화해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외무장관 회담 장소도 베이징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란과 사우디의 제안으로 양국 외교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고,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양국 외교장관과 만났다고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환영하고 계속해서 중재자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선린우호를 실현하고 중동의 안정과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의 지혜와 힘을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었다. 그 결과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했고, 2개월 이내에 양측 대사관을 재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양국 외교 관계는 2016년 이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하면서 단절됐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