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그린… 샷하며 인생샷… 힐링이 저절로
봄도다리 쑥국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차지고 쫄깃한 식감의 도다리와 상큼한 봄내음이 물씬한 쑥향이 어우러져 막혔던 속을 뻥 뚫어 주는 시원함에다 감칠맛까지 더해져 겨우 내내 잃었던 입맛을 돌아 오게 하기 때문이다.
마치 입맛을 잃은 사람이 봄도다리 쑥국을 만났을 때 느낀 희열과 같은 매력이 있는 그런 골프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성문안CC다.
태초의 자연을 닮은 드넓은 평원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2022년 오픈한 새내기다. 전장 6662m(7287야드), 18홀 규모의 프리미엄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1123만9669.4㎡(약 340만평)의 복합문화리조트인 오크밸리리조트 내에 자리잡고 있다.
형님뻘인 오크밸리, 오크힐스CC 등과 달리 이름이 성문안이라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골프장이 자리한 지역의 옛 지명이라고 한다. 거대한 두 개의 암벽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문과 같아 ‘성문’이라고 불렀고 실제로 그 안쪽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진입로부터 남달랐다. 바위와 들꽃이 무질서한 듯 조화롭게 뒤엉켜 있는 주변 경관이 영락없는 한폭의 풍경화다. 명화 감상을 하면서 골프장으로 들어서 끝부분에 지상에서 지하로 통하는 문, 즉 터널을 지나면 클럽하우스가 나타난다. 마치 성문안에 있는 요새와 같은 느낌이다.
웰링턴CC, 베어크리크GC 등 다수의 국내 10대 코스를 설계한 노준택이 디자인을 맡아 고도의 전략과 도전을 요하는 자연친화형 코스가 컨셉트다. 페어웨이는 벤트그래스, 러프는 페스큐와 라이그래스가 혼재돼 있다. 전체적인 코스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질서 속의 질서’다.
코스 레이팅만 놓고 본다면 국내 ‘톱3’라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일단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공격 루트가 많지 않다. 티샷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거기다가 그린이 속된 표현으로 장난이 아니다. 2단은 기본이고 3단 그린도 여럿 있다. 특히 내리막 퍼트를 남길 경우 공략이 쉽지 않다.
물론 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18개홀의 난이도를 적절히 배분했다. 지형 특성을 감안해 오르막과 내리막홀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느낌을 주는 홀이 하나도 없었다. 스코어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이면 18홀 라운드는 라운드가 아닌 ‘골프여행’이 되는 그런 코스다.
시그니처홀은 9번홀(파5), 12번홀(파3), 14번홀(파4)이다. 먼저 9번홀은 발 아래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펼쳐진 거대한 호수와 깎아지른 절벽 위에 무심한 듯 턱하니 얹어져 있는 그린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12번홀은 성문안CC에서 가장 넓은 호수 한 켠에 앙증맞게 앉아 있는 아일랜드 그린이다. 티잉그라운드가 높아 바람 방향을 신중하게 파악한 뒤 클럽 선택을 해야 한다. 핀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14번홀은 성문안CC서 가장 어려운 핸디캡 1번홀이다. 460야드 오르막 홀이어서 왠만한 장타자가 아니고선 투온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페어웨이 왼쪽으로는 광활한 웨이스트 벙커가 입을 떡하고 벌리고 있어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운영 방식도 차별화돼 있다. 프론트 데스크 운영과 더불어 MZ세대 및 모바일에 익숙한 새로운 타깃층을 위해 모바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전 체크인, 라커 배정 및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골프장 하이패스 솔루션’을 운영중이다.
물론 서비스도 다르다. 10분 간격 티오프여서 여유롭고 쾌적한 라운드가 가능한데다 무료 발렛 서비스,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용 성문안 텀블러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자연의 절경을 담아 지형을 연결하는 건축으로 완성된 클럽 하우스에서는 폴 모리슨의 ‘Espalier’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클럽하우스 내에 있는 이탈리안 정통 레스토랑 ‘피오레토’에서는 파크 하얏트 도쿄를 거쳐 파크 하얏트 서울, 안다즈 쉔젠 베이 등에서 총주방장을 역임한 페데리코 하인즈만이 최고급 다이닝을 선사한다.
“세계적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 될 것”
“성문안을 강원도를 대표하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HDC리조트의 조영환(사진) 대표의 비전이다. 조 대표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아이파크(현 HDC호텔)를 거쳐 강원도 정선의 리조트 ‘파크로쉬리조트앤웰니스’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파크로쉬 개관 후 2018년부터 호텔HDC의 대표이사로서 파크로쉬와 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부산과 아이파크 콘도미니엄을 운영하며 HDC그룹의 호텔·리조트 사업을 이끌었다. 그리고 2019년에 오크밸리를 인수하면서 HDC리조트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우선 골프 코스를 단일 골프장으로는 국내 최다홀인 93홀 규모로 확장한다. 성문안CC에 이어 기존 오크크릭을 전면 개편한 정규 18홀짜리 월송리CC를 새롭게 오픈한다. 이를 통해 오크밸리를 국내 최대 골프 코스를 갖춘 매머드급 골프리조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 중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성문안’이다.
그는 “성문안은 경이로운 천혜의 자연 속에서 최고급 호텔, 리조트, 빌라 등의 숙박시설을 비롯해 웰니스, 트레킹, 골프, 식음, 예술, 문화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강원도를 넘어 세계적인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원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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